[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 370)가 승객 227명, 승무원 12명을 태우고 베이징을 향해 쿠알라룸푸르를 이륙한 건 8일 오전0시 41분이었다. 14개국 승객 가운데 중국인이 153명으로 절반을 넘었고, 독일 망명을 꿈꾸며 위조 여권을 갖고 탄 이란인 2명이 나란히 앉았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날씨도 나쁘지 않았다. 6시간만 비행하면 오전6시30분에 베이징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륙 후 26분이 지난 오전1시7분에 항공운항 교신시스템(ACARS)의 신호는 마지막이었다. 오전1시10분, MH370은 여전히 시간 당 540마일로 타만네가라 말레이시아 국립공원 상공 3만5000피트를 날고 있었다. 오전1시19분, 베트남 영공에 진입했다는 관제당국의 신호에 파리크 압둘 하미드(27) 부기장은 “좋다. 굿 나잇”이라고 짧게 답했다. 2분 뒤 오전1시21분 관제당국에 신호를 보내는 장치인 ‘트랜스폰더’가 꺼졌다. 오전 1시28분 태국 군 레이더망에 비정상 고도인 4만5000피트로 예정 항로의 반대편인 말라카 해협을 향해 날라가는 비행물체가 포착됐다. 이 때 방향 전환은 수동 비행이 아닌 미리 프로그램된 항법장치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졌다. 자하리 아흐마드 샤 기장(53)의 집에선 발견된 모의 비행 기록은 삭제돼 있었다. 오전1시37분. ACARS 신호 수신은 불가였지만자동위성교신장치인 ‘클래식에어로’는 여전히 엔진이 가동 중 임을 나타냈다. 오전2시15분 말레이시아 군 레이더에 말레이 반도 상공에서 북서쪽으로 가는 비행 신호가 떴다. MH370이 30분만에 다시 방향을 북서쪽으로 튼 것으로 분석됐다. ‘클래식에어로’는 매 시간 11분씩 위성 통신을 했다. 아시아와 인도양에 걸쳐 위성 신호가 감지됐다. 오전8시11분. 베이징 도착 예정 시간을 1시간40분을 넘긴 시간에 호주 퍼스 서쪽에서 신호는 멈췄다. MH370은 7시간 비행할 수있는 연료를 모두 연소시켜 예정 항로에서 수천 ㎞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여행을 마쳤다.

MH370이 왜 인도양까지 날아갔는 지는 블랙박스 등 추가 수색을 통해 밝혀내야할 미스테리로 남았다.

26개 다국적 수색팀은 사건 발생 직후 남중국해에서 말라카 해협으로, 이어 중국 대륙과 카자흐스탄까지 광범위하게 수색지역을 넓혀 수색을 벌였다. 인도양 수색은 사건 발생 일주일 뒤에나 이뤄졌다. 미국 정보기관과 해군은 위성신호와 레이더 정보를 종합 분석한 끝에 MH370이 인도양 남부로 향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미국 구축함 ‘키드’를 인도양으로 파견했다. 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2334㎞ 떨어진 해상에서 MH370의 잔해물질로 추정되는 흰색 사각 물체가 떠있는 것을 16일과 18일에 위성 사진에 찍혔다. 23일 프랑스 정부가 같은 지점에서 부유물체 포착사진을 말레이시아 정부에 넘겼다. 24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MH370이 인도양에서 실종됐고 생존자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비정상 운행 상태와 관련해 관제탑에 아무런 통지 없이 지구 상공을 이리 저리 비행했다는 점에서 사고원인으로는 ‘고의 납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테레 조직에 의한 공중 납치인지, 조종사의 자살 시도인지를 확증하는 단서는 없다.

당시의 모든 상황을 낱낱이 말해 줄 블랙박스 수색은 난항이 예상된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의 경우 동체와 블랙박스를 회수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인도양이 대서양보다 수심이 깊고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망망대해란 점에서 블랙박스를 단시일 내에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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