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5060·경력단절여성 시간제 늘어 50대 비정규직 134만명…2030도 100만명 시간제도 1년새 20만명 증가 223만명 평균임금 월146만원…정규직의 절반수준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A씨(여. 27세). 청년실업 세태에 부러워할만한 직장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건 비정규직인 걸 몰랐을때 얘기다.

직장생활 2년차에 접어든 A씨는 요즘 부쩍 고민이 많다. 밤낮으로 일해도 한 달 월급은 고작 150만원 남짓. 똑같은 일을 하고도 자신보다 매달 100만원 정도 더받는 또래의 정규직 여사원을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에 우울해진다. A씨는 “그동안 저축은 커녕 부모님께 용돈 한번 제대로 못드렸다”며 한숨을 쉰다.

최근 A씨와 같은 비정규직 직장인이 늘어나는 속도가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627만1000명으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정규직 수는 지난해 8월 1269만9000명에서 올해 8월 1304만1000명으로 2.7% 증가한데 비해 같은 기간 비정규직 증가율은 3.2%(19만4000명)로 0.5%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전체 임금근로자(1931만2000명)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32.5%로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셋 가운데 한 명 꼴로 비정규직이라는 얘기다. 비정규직 비중은 지난 2011년 34.2%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33.3%, 2013년 32.6%, 2014년 32.4%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가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비정규직이 다시 늘어난 것은 50~60대와 여성들의 시간제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 시간제 일자리는 비정규직 중에서 1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 형태를 일컫는다.

고령화에 따라 50~60대 취업자가 늘고 있고 경력단절 여성들이 취업시장에 나오지만 일자리는 시간제 근로 등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제근로자는 223만6000명으로 1년새 20만4000명(10.1%)이나 급증했다.

여기에 가간제 등을 포함하는 한시적 근로자가 363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명(3.7%) 증가했고 파견·용역·특수고용 등 비전형 근로자는 220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9만4000명(4.4%) 늘었다.

연령별로는 50대 비정규직이 134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11만8000명, 101만9000명으로, 각각 17.8%, 16.2%를 차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1년 전보다 2만8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에 비정규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나 복지 수준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6~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는 한 달 평균 146만7000원을 받았다. 정규직(269만6000원)의 54.4%에 불과했다.

정규직 월급은 지난해보다 3.5%(9만2000원) 상승했지만 비정규직은 1%(1만4000원)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 임금 차이는 122만9000원으로 1년 전(115만1000원)보다 7만8000원 더 벌어졌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36.9%, 건강보험 43.8%, 고용보험 42.5%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1.5%포인트, 0.9%포인트, 1.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근로복지수혜비율에서도 퇴직급여는 40.5%(1.0%포인트)로 1년 전보다 상승했지만 상여금 39.0%(-0.7%포인트), 시간외수당 23.7%(-0.6%포인트), 유급휴일(휴가) 31.9%(-0.1%포인트)로 하락했다.

한편, 임금 형태는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월급제(71.5%), 연봉제(20.8%) 등이 92.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급제(43.7%), 일급제(22.4%) 순이었다.

일자리 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49.3%로, 전년동월보다 0.4%포인트 내려갔다. 비자발적 사유의 비율은 50.7%였고, 이유로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가 75.5%로 가장 많았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들이 파견, 용역과 같은 비전형 근로자로 대거 유입되면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었다”며 “이들의 근로조건이 열악해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복지도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정규직과 근로격차 해소 등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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