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지난 4월 여성가족부의 권고로 중앙부처ㆍ지자체 등이 주최하는 청소년 대상 공모전 참가자격이 ‘재학생’에서 ‘청소년’으로 바뀌었다. “참가 자격이 재학생으로 규정돼 참여가 어렵다”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에도 이같은 권고를 수렴하지 못한 한 지자체가 백일장 수상자인 학교 밖 청소년의 수상을 철회하려 하기도 했다. 여가부의 시정 요청으로 수상번복은 취소됐지만, 학교 밖 청소년의 고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에 학교 밖 청소년이 약 28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런 가운데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한데 뭉쳤다. 52명의 학교 밖 청소년으로 구성된 정책 자문단인 ‘꿈드림 청소년자문단’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대입 설명회 개최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2년 전, 경제적 사정으로 고등학교를 그만뒀다는 김유진(19ㆍ여) 양도 꿈드림 청소년자문단에서 활동 중이다. 정책 수혜자인 자신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야 제대로 된 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위기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양은 “어떤 자치구에 있는 취업센터에선 위기청소년을 만 17세 이하로 규정하고, 또 다른 자치구에선 ‘검정고시에 합격한 청소년은 위기청소년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기준이 제각각”이라며, “이로 인해 취업 상담조차도 못 받는 학교 밖 청소년이 있어 꿈드림 자문단에서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부터 여가부가 전국 9개 시ㆍ도에서 개최한 ‘대입 설명회’도 김 양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뤄낸 결과다.
학교와 학원 등에서 대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학교 ‘안’ 청소년과 달리, 학교 밖 청소년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마땅치 않다고 느껴 요청한 것이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끊임없는 요구와 요청에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이다.
김 양은 “아르바이트 면접을 봐도 학교 밖 청소년이라 소개하면 연락이 안 온다”면서,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일을 성실히 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주변의 응원과 격려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 큰 힘이 된다.
중학교 때까지 운동을 하다가 갑작스레 어지럼증이 생기며 운동도 학교도 그만둬야 했다는 유모(18) 군은 “오전 7시에 일어나 동네에서 수영을 배웠는데, 함께 강습을 받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편견어린 시선으로 쳐다보는 게 아니라 외려 ‘요즘엔 학교 다닐 필요 없다’며 격려를 해줘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군은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해도 각자 학교를 나온 사정이 다른데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면서, “색안경을 벗고 봐달라”고 호소했다.
김 양도 “우린 학교 밖 청소년이란 편견 시달리지만, 또 다른 학교 밖 친구, 동생들은 편견과 불편을 느끼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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