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상봉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고 2차상봉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이산상봉은 남북이 지난 8월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태에서 타결한 8ㆍ25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합의 이행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남북간 합의가 실천으로 옮겨지면서 8ㆍ25합의의 첫 단추를 비교적 잘 꿴 셈이 됐기 때문이다.
남북은 이산상봉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와 가진 청와대 회동에서 “금번 이산상봉을 계기로 전 이산가족의 명단 교환은 물론 이산상봉을 정례화해야 하며 인도적 차원의 남북교류를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간 회담 등을 제안한데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도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상봉의 기쁨을 관계개선의 더 큰 길로’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천리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고 북과 남은 이번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의 성과를 귀중히 여기고 화해 정신을 줄기차게 이어 관계개선의 풍성한 가을을 하루빨리 안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북간 교류는 이미 다양한 경로에서 활발히 전개 중이다.
남북은 이산상봉에 앞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특별전 및 개성 학술토론회와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편찬회의를 가졌으며 금강산 신계사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도 봉행했다.
또 고건 전 국무총리와 한헌수 숭실대 총장 등은 지난 19일 방북해 평양과학기술대학 국제학술대회에 참석 중이다.
이산상봉이 차분하게 마무리된다면 남북간 교류ㆍ협력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8ㆍ25합의 1항에서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에 개최하기로 한 당국회담이 주목된다.
남북간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5ㆍ24조치 해제 등 현안을 푸는 것은 결국 당국간 대화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북한전문가는 “북한은 이번 이산상봉 때 작별상봉 시간을 종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는데 합의하고 돌아가신 분들은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사망일자를 통보했다”며 “이전에 비해 나름 성의를 보였는데 당국회담이 재개된다면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관계 전망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한 공동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채택할 것으로 알려진 북핵문제를 포함한 공동선언에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앞서 한미 공동성명에 대해 “동족을 해치기 위해 미국까지 찾아가 비린청(비위에 거슬리는 목청)을 돋우어댄 박근혜와 맞장구 쳐준 오바마의 추한 행실은 삽살개와 미친개의 가증스러운 낯짝을 연상시킨다”며 거칠게 비난하기도 했다.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미국에게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이를 일축했다”며 “북한은 북미대화 가능성과 한중일 정상회의 결과 등을 지켜보고 일련의 흐름 속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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