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평화로운 산골 마을 아치아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박우재(육성재 분)의 수사방법은 상당히 스마트하다. 죽은 사람을 볼 줄 아는 마을유지의 딸 서유나(안서현 분)도 부잣집 아가씨답게 대중교통도 스마트하게 이용한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선 유난히 눈에 띄는 PPL(간접광고, products in placement)이 드라마의 흐름을 깼다.
이날 드라마에서 육성재가 연기하는 박우재 순경은 김혜진(장희진 분)의 생전 흔적을 좇던 중 미술학원의 경리 순영(문지인 분)으로부터 제보를 받는다. 두 사람은 마을의 패스트푸드 점에서 은밀한 만남을 갖는다. 워낮 작은 마을로 주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목격되기에 제보자와 사건을 수사하는 순경의 만남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순영은 패스트푸드 점에 들어선 우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고, 박우재는 최신 스마트 기기를 들여다보며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를 주고 받는 장면은 42분 8초에서 시작해 42분 24초에 끝이 난다. 약 16초간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가 노출됐다. 16초는 한 편의 TV광고 분량(15초~30초)에 맞먹는 시간이다. 심지어 드라마에선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 갤럭시 기어를 손으로 돌리는 등 사용법을 실연하기까지 했다. TV광고에서나 나오는 상품의 사용법이 드라마에서 같은 분량으로 재연된 셈이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의 협찬주는 삼성 갤럭시였으나 이 장면에선 본의 아니게 카카오톡과 패스트푸드점 KFC(장소 협조)까지 덩달아 광고효과를 봤다.
이후에도 갤럭시 기어의 새로운 기능이 드라마를 통해 노출됐다. 미술학원 선생님이었던 죽은 김혜진을 잊지 못하는 소녀 서유나가 버스를 타고 마을로 들어서는 장면이었다. 유나는 버스에서 내릴 때 갤럭시 기어로 버스비를 냈다.
이날 드라마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던 두 장면은 사실 극의 스토리와는 무관한 PPL이었다. 특히나 미스터리 스릴러물과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인다.
우재가 순영을 만나기 위한 장면에서 굳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을 16초간 클로즈업해 보여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순영의 엉뚱함이나, ‘아치아라’라는 공간의 특수성 때문에 은밀한 만남을 취하고자 했다 할지라도 이미 두 사람의 만남부터 우재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복장(파출소 순경)을 하고 있었으며, 순영은 도리어 주변의 시선을 끌 정도로 웃거나 목소리를 높였다.
유나가 버스비를 내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장면은 애초에 갤럭시 기어를 노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면처럼 보인다. 드라마에선 유나가 어디를 다녀왔는지에 대한 사전 설명도 없었는데, 유나는 어쨌든 버스에 타고 있었다. 당연히 금세 내린다. 갤럭시 기어를 카드 단말기에 갖다대기 위해 버스를 탄 듯한 모습이다.
나날이 치솟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제작진의 고군분투는 사실 눈물겹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간접광고가 시청자 사이에서 용인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TV 드라마에선 세련되지 않은 노출로 몇 번이고 시청자에게 꼬리를 밟힌다.
SBS의 경우 이 드라마의 전작이었던 ‘용팔이’에서도 적나라한 PPL로 수차례 도마에 올랐으며 그 이전 작품에서도 PPL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사례가 많다. 그 결과 SBS는 방송3사 가운데 간접광고 매출액이 월등히 높다. 앞서 지난 8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BS는 지난해 간접광고로 무려 167억원의 수익을 냈다. KBS는 122억원, MBC는 126억원이었다. 올 6월까지의 매출액 역시 SBS가 80억원으로 가장 높다. KBS는 73억원, MBC는 76억원이었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