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몇 년전 당국이 부양 의무가 가능한 아들을 찾아냈다는 이유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대상자에서 갑자기 탈락한 60대가 자살한데 이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노인요양시설에서 생활해오다 생활비 지원도 안하는 딸한테 소소한 돈벌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70대가 스스로 목숨을 버린 적이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버젓이 돈벌이를 만들어 자활할 능력이 생길 때에 비로소 나라 연금을 안받아도 되는 모습이 기초생활 수급 대상 해제(탈락) 제도의 취지에 부합되는데,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보다는 부모 부양을 못하거나 안하는 자녀의 소소한 벌이가 당국에 포착됐다는 이유로 기초생활 수급 대상에서 어느날 갑자기 탈락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 자식은 있어도 사실상 부양받을 수 없는 빈곤 노인들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
근년들어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부양의무기준 완화 정책이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다.
25일 양승조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에서 탈락한 32만2610명 중 이같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탈락은 3만7999명(11.8%)이었다.
이에 비해 실질적인 빈곤탈출이라고 할 수 있는 신규 취업·창업, 자활자립 등을 이유로 수급자를 벗어난 수는 2만774명으로 전체 탈락자의 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사유는 재산증가와 사망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신규 취업으로 국민기초생활 수급에서 해제된 사람 수는 2013년 8763명(5.2%), 2014년 8370명(5.5%), 2015년 3910명(5.1%)이었으며, 자활자립자 수도 2013년 2087명(1.2%), 2014년 1554명(1.0)%, 2015년 889명(1.2%)에 불과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탈락한 가구 수는 2013년 9875 가구, 2014년 7617 가구로 전체 탈락 가구(12만2519)의 14.3%에 달했다.
돈이 없어 밥을 못 먹고, 병원에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수급제도가 탁상행정 때문에 그 취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눈가림으로 멀쩡한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국가 재정을 빼먹는 일부 얌체 수급자들 때문에 실제로 빈곤한 노인이 행정상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양 의원은 “부양의무기준, 자녀성장 등 실질적인 소득 증가가 없는 사람들을 국민기초생활수급에서 제외하는 것은 ‘잠재적 송파 세 모녀’를 양산할 뿐이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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