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유재훈 기자]오는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을 위한 순방길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 한 장관의 역할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외교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이번 한 장관의 동행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한국형 전투기 사업 기술 이전 요청 ▷한미 동맹 공고화 등 양국간 중요 안보 현안이 폭넓게 다뤄질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지난 1986년 전두환 전 대통령,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두 차례를 제외하곤 없었을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일단은 이번 정상회담 테이블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의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측의 기술 이전 거부로 급제동이 걸린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서 돌파구가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굳건한 한미 동맹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동행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아직 박 대통령의 재가가 나지는 않았으나 국방부 장관의 방미 수행 여부를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박 대통령 미국 순방 동행은 통상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합참의장이 동행하는 관례를 깨는 것이어서 정상회담에서 한미간 국방 안보 분야에서 중요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도 양 정상간 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7일 국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전혀 의제로서 거론될 가능성이 없다”고 했으나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같은 날 한 연구소의 초청 강연에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미국과 파트너들이 계속 조치를 취해 스스로를 보호하고 추가적 방어적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사드 배치 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특히 미국 조야(朝野)에서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핵 도발 위협에 대한 중국의 소극적인 역할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 장관의 박 대통령 동행은 사드 배치 문제가 적어도 비공식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한 장관의 동행은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과 쌓은 외교적 성과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 내에 퍼져 있는 중국 ‘경사론’(傾斜論)을 불식시키는 상징적인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다소 약화된 상황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기 위한 동행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한 장관이 미국 측에 4개 핵심기술의 이전 협조를 직접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은 미국측이 지난 4월 레이더-전투기 통합 등 4개 핵심 기술 이전을 불허하면서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안보를 이유로 기술이전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 장관의 미국 방문 수행을 계기로) 양국간 정치ㆍ외교적 루트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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