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의 남북 분단은 한민족에게 많은 제약을 안겼다. 특히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가 되는 한반도임에도, 비무장지대가 놓여 있어 인적, 물적 교류가 섬나라처럼 항공, 해로로만 이뤄지는 건 아쉬운 일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분단국가의 비정상적 상태를 정상화하고 통일대국으로 나아가고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선언 등을 구체화하려 노력중이다. 그 중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공동 번영을 위해 하나ㆍ창조ㆍ평화의 대륙을 만들어가자는 협력 모델이다.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과 물류, 에너지, 통상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창조경제에 바탕을 둔 과학기술, 문화 및 인적교류 확대를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동북아 평화협력을 구축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 구상을 실현하려면 북한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남북한 철도, 도로, 항공, 해로의 연결을 통한 남북한 교류 활성화가 선행과제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8월25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남북간 상호 교통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실현도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해 한국의 유라시아 대륙 진출과 시장 편입을 가속화하는 게 중요하다. 유라시아와의 연결은 중국, 러시아, 인도, 중앙아시아, 유럽과의 교류를 확대시킬 것이고, 경제, 에너지, 교통 네트워크 등의 통합을 기반으로 경제규모의 확장과 신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한반도가 세계적 관광지로 부상하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실현되면 경의선(부산-서울-평양-신의주), 경원선(서울-철원-금강산-원산), 동해선(부산-강릉-금강산-원산-나진-선봉)을 통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꿈의 실크로드가 연결되는 상징성을 갖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인적, 물적 교류가 확대되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외래관광객이 한반도를 드나들 것이다. 관광을 ‘평화로 가는 여권(Tourism, Passport to Peace)’이라 하듯,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지인 한반도에서 남북을 아우르는 자유로운 관광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이것이 남북간 신뢰와 평화통일의 기반이 된다면 이는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일한국 시대가 열린다면 오는 2050년엔 약 7만4000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전망하기도 한다.
이런 즈음에 유라시아 국제심포지엄(9~10일)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유라시아 20여개국 교통 분야 장·차관급 대표와 국제교통포럼(ITF), UN아태경제사회이사회(UNESCAP), 국제해사기구(IMO), 아시아개발은행(ADB), 광역두만계획(GTI) 등의 국제기구 사무총장들이 참석해 유라시아 연결 국제 교통물류망 구축 필요성과 협력방안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가 분단 70년의 갈등을 극복하고 상생협력을 통해 유라시아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뿐 아니라, 한반도 공동 번영과 통일 대박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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