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ㆍ배두헌ㆍ박혜림 기자] ‘트렁크 살인’ 용의자 김일곤(48)은 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했을까.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원래 죽이려던 게 아니라 차량과 휴대전화만 빼앗으려고만 했는데 납치 도중 주씨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차에서 내린 뒤 도망가려 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살해 이후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점으로 미루어 씨의 범행 동기가 단순히 주씨의 재물을 노린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씨는 또 “예전 식자재 배달업을 할 때 수퍼마켓 여주인들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못 받은 적이 많아 여자들에게 적대감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전과 22범에 기초생활수급자였던 김씨가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다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부적응자’의 좌절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 진술을 보면 자기가 일한 것에 대해 대가를 제대로 못 받은 것에 분노하는데, 자기 딴에는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만이 심화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돈 문제를 일으킨 여주인들을 계기로 김씨가 여성 혐오증세 혹은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로 보인다. 이들은 범행 동기를 순순히 털어놓으려 하지 않는다”며 “돈을 안 준 사장에게 보복하지 않고 죄없는 젊은 여성들을 보복하나. 성적인 목적이 아니고서는 젊은 여자들에게 접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신 훼손 방식도 성적인 것으로 보인다. 뭔가 시도를 했는데 잘 안돼 분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씨는 경찰에 검거된 이후에도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꼿꼿이 들고 “나는 잘못한 것이 없어요. 나는 더 살아야 돼” 라는 말을 큰 소리로 반복해 외치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흥분하며 화를 내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김씨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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