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정책연구원 분석
6개월 넘게 계속돼 온 검찰의 포스코그룹 비리 의혹 수사가 정치권과 재계의 ‘검은 커넥션’을 밝히는 쪽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가 협력업체에 특혜성 사업을 주고, 이를 통해 조성된 비자금이 포스코 뒤를 봐주던 이명박(MB) 정부 실세들에게 정치자금 명목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청업체는 대부분 대기업에 종속돼 있고 경영 상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은밀한 자금 세탁의 온상(溫床)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경유착은 건국 이래 계속돼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부패 공식’으로 꼽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ㆍ현직 실세와 재계 사이의 비리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착수가 연중 행사처럼 반복되곤 했다.
1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정경유착 부패는 한 사건당 평균 5.4명이 연관돼 있으며, 이들이 받은 1인당 평균 뇌물액은 4억4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가장 많이 적용된 범죄 혐의는 뇌물ㆍ알선수재ㆍ횡령ㆍ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비리 사건으로는 1997년에 터진 한보사태가 꼽힌다. 한보그룹은 중량급 정치인과 장ㆍ차관급 고위직 공무원에게 수억원의 뇌물을 광범위하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각종 이권을 따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박연차 게이트’, ‘영포 게이트’ 등 굵직한 정경유착 비리 사건들로 인해 전ㆍ현직 정부 실세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기도 했다.
장준오 형사정책연구원 박사(현 IOM 이민정책연구원장)는 반복되는 정경유착 비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우리 사회의 ‘유교문화적 연줄망’과 ‘선물 문화’를 꼽았다.
장 박사는 “혈연ㆍ지연ㆍ학연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엘리트 집단 사이에서 부패가 만연될 경우 불공정한 경쟁으로 획득한 기업의 이득이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에게 재투자되는 ‘순환적 부패주기’를 반복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포스코처럼 민영화가 됐지만 회장 임명 과정에 여전히 정치권 입김이 작용하하고 있는 경우도 유착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문제는 감시의 눈이 많아지면서 정경유착 비리가 더욱 은밀하고 눈에 띄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대놓고 뇌물을 주고 특혜를 받는 경우가 다수였지만, 이제는 대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하청업체로부터 자금을 받는 간접방식으로 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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