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결혼=은퇴’ 공식은 옛말이 됐다. 결혼한 여배우가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면 시청자들의 공감과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편견도 말끔히 지워냈다. 경험에서 나오는 연기력은 더해졌는데, 미모는 여전히 20대 버금가니 시청자들이 반할 만하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7세 연하의 김수현과 로맨스를 그리며 ‘국민여신’으로 등극한 전지현 이후에도 유부녀 여배우들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배우 한지혜(30)는 지난달 17일 첫 방송된 ‘태양은 가득히(KBS2)’에서 윤계상과 독한 로맨스를 그려갈 보석 디자이너로 등장했고, 22일 첫 방송된 KBS 2TV ‘참 좋은 시절’에서 김희선(37)은 생계형 대부업체 직원으로 분해 사투리 연기까지 시도하며 일대 변신을 예고했다.

한지혜(이지혜/탤런트/영화배우)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지혜(이지혜/탤런트/영화배우)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참 유부녀들도 가세했다. 지난해 나란히 ‘새댁’이 된 이보영(35)과 이민정(32)이다. 이보영은 3일 첫 방송된 ‘신의 선물, 14일’에서 납치 후 살해된 딸을 살리기 위해 14일 전의 과거로 돌아가 절절한 모성애를 연기한다. 발랄하고 사랑스러웠던 ‘로코퀸’ 이민정은 처음으로 이혼녀 캐릭터에 도전해 MBC ‘앙큼한 돌싱녀’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이보영(탤런트/영화배우)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보영(탤런트/영화배우)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영 예정인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다. ‘꽃누나’ 김희애(46)는 JTBC ‘밀회’를 통해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해 19세 연하의 유아인과 파격적인 멜로를 그릴 예정이고, 배우 박주미(42)는 SBS ‘강구이야기’에서 연하남 이동욱과 애틋한 로맨스를 그린다.

지금 TV 드라마에 20대 여주인공은 없다. 지난해 지상파와 케이블을 아울러 박신혜 고아라 문채원과 같은 20대 스타들이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현재 드라마를 끌고 가는 중심에는 30대 이상의 유부녀 여배우가 두터운 띠를 형성했다.

박주미(탤런트/영화배우)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주미(탤런트/영화배우)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제작되는 드라마들은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연령대가 올라갔다”며 “결혼의 유무가 배우를 캐스팅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을 찾다 보니 30대 이상의 결혼한 여배우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연령대가 상향조정됐다는 데에 있다. 이는 TV 시청환경의 변화가 불러온 결과였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몇 년 사이 시청환경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시청층의 노령화’에 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본방사수하는 시청자는 10~20대가 아닌 40대 이상의 연령대로 이동한 지 오래라는 것이다.

방송가에선 이미 이 같은 흐름을 읽었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자는 “10~20대가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라면 본방사수를 하는 시청자는 4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며 “공감대를 높이는 드라마로 시청층을 공략해야 시청률과 광고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생산돼 유부녀 여배우들이 브라운관을 점령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민정(탤런트)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민정(탤런트) 최근 들어 TV 드라마가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를 맞았다. 결혼 이후 한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전지현을 시작으로 30대 이상의 기혼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청환경의 변화와 함께 대중문화 파워로 등장한 40대, 특히 여성 시청층은 “모바일로 이동하지 않은 가장 젊은 TV세대”로 “일찌감치 트렌디 드라마를 접해 최근의 콘텐츠를 기꺼이 소화할 수 있고, 안정된 경제활동으로 탄탄한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로 방송가는 해석한다.

그 결과 유부녀 배우들을 앞세워 구매력 높은 40대 여성을 TV 앞으로 모은 드라마는 상당한 수확도 거뒀다. 한 드라마제작사의 제작PD는 “여성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 캐릭터에 몰입도가 높다”며 “연기경력이 길어 TV에서 오래 봐온 친숙함이 있는 데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린 여배우들이 여전히 트렌드세터로 건재한 모습을 보면 따라하고 싶은 욕구가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구매력을 가진 시청자들이 보는 드라마는 간접광고 효과도 월등히 높아 30대 이상의 유부녀 여배우들에게 협찬 사례가 쏟아지는 경우가 더 많다.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이 대표적이었다”며 “중저가 브랜드부터 고가의 명품 브랜드까지 입고 걸치는 모든 아이템이 완판이 되고 있으니 방송사와 제작사 입장에선 시청률과 직접광고도 챙기고, 간접광고로 제작비까지 충당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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