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재문 객원리포터] 세간의 관심을 받는 비리 사건에 등장했던 ‘뇌물 박스’가 작아질까? 앞으로 사과 표준거래단위가 10㎏ 이하로 줄어들고 15㎏짜리 사과 상자가 사라진다. 영화나 뉴스에서 보던 돈다발이 가득 담겼던 15㎏ 상자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 1일부터 15㎏ 규격 사과 상자를 표준거래단위에서 뺀다고 밝혔다. 사과는 현재 15ㆍ10ㆍ7.5ㆍ5㎏ 단위로 포장돼 팔리고 있지만 15㎏이 제외되고 세 가지 포장 규격만 인정키로 한 것. 과실 소포장유통협의회에선 앞서 합의된 사항으로, 산지 농협에선 이미 15㎏ 사과 상자를 만들지 않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도 지난해 12월 규정에서 15㎏ 포장 단위를 뺐으며, 도매시장에서도 10㎏ 이하만 취급할 계획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익숙한(?) 사과상자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뇌물ㆍ비리의 단골손님도 사라질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과 상자는 다른 과일 상자보다 두껍고 튼튼해 뇌물 전달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지난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 비자금 사건,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은닉 등 어김없이 사과 상자가 등장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한 발 더 나아가 “뇌물 상자도 소포장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고 농을 던졌다. ‘비타OOO’이 새로운 뇌물 박스로 떠오른 것을 지적하며, 5만원권의 등장으로 전처럼 돈다발이 많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한 네티즌은 “각종 온라인 창구와 5만원권의 등장으로 인해 더 이상 큰 사과 상자는 필요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다른 네티즌은 “과거 뇌물 비리의 기억까지 지워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과 상자가 선물이나 나눔의 의미가 아닌 ‘뇌물 박스’로 기억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불만 표출이자 비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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