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창업주-형제간 利害-불명확 지분정리…전문가들 “투명하고 객관적 승계 원칙”중요
롯데그룹에서 일어난 ‘형제의 난’은 여러 면에서 이전에 있었던 재벌가 경영권 및 상속 갈등과 비슷한 점이 많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40대 재벌그룹에서 이번 롯데그룹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곳은 모두 18개다. 각각의 분쟁엔 고령의 창업주, 형제 간의 갈등, 불명확한 지분 정리 등의 문제가 공통분모로 거론된다.
특히 이렇듯 재벌가 상속 갈등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로는 주요 계열사 지분과 경영권에 대한 교통정리가 사전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인 창업주의 건강이 악화된 틈을 타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이번 롯데 사태와 가장 비슷한 사례로는 2000년 현대가의 ‘왕자의 난’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당시 86세였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현대그룹 경영자협의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던 2남 정몽구 회장과 5남 정몽헌 회장은 반목했다.
사단은 정몽구 회장이 정몽헌 회장의 사람인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경질하면서 생겼다. 하지만 정몽헌 회장이 다시 정주영 회장을 만나 경질을 무마하고, 정몽구 회장을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정몽구 회장은 정주영 회장의 서명을 들고나와 면직을 취소했다. 이 싸움의 승리는 ‘정몽헌 회장이 후계자’라는 정주영 회장의 육성이 공개되면서 동생에게 돌아가게 된다.
동생에게 밀려난 형의 반격이라는 점에서 비견될 만한 사례는 최근까지 이어졌던 삼성가 상속 분쟁이다. 다른 형제 간에도 이해가 갈린 모습을 보였고,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오버랩된다는 평가다.
두산그룹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 역시 동생에게 밀려난 형이 반격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례다.
이밖에 금호그룹은 3남인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회장이 갈등을 벌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고, 효성가도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사장을 업무상 배임ㆍ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