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초기대응 실패 ‘닮은꼴’

‘메르스 사태’를 겪은 우리 국민들은 1년 전 ‘세월호 사고’를 떠올렸다. 안전 불감증과 기민하지 못했던 초기 대응이 사태를 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1년 사이 일어난 두 사고를 같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23일 헤럴드경제와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가 분석한 ‘메르스 관련 주요 기사 네이버 댓글’ 빅데이터 분석 결과 ‘세월호’ 라는 단어는 첫 감염자 확인 이후 5주 연속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메르스와 직접 관련 있는 감염이나 질병, 격리, 병원 같은 단어와, 정치적 논쟁을 불러오기 위한 자극적인 단어를 제외하면, 사실상 비(非)메르스 단어로는 가장 빈번하게 언급된 셈이다.

‘세월호’는 메르스 사태 첫 주인 5월 20일부터 26일까지 1151회 언급되며 18위에 오른 이후, 2주차에 6만1456회로 8위까지 순위가 올랐다. 이후 사망자가 나오고 전파 경로 및 위험성을 놓고 여야의 정치 공방까지 더해진 3, 4, 5주차에도 ‘세월호’라는 단어는 꾸준히 언급됐다. 이후 메르스 확산 속도가 주춤해지며 ‘세월호’라는 단어는 잠시 20위 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정부가 ‘메르스 종식’ 시점을 언급하기 시작한 이달 8일부터 다시 댓글에 ‘세월호’라는 단어가 다수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사람들의 시선이 사태 대응에서 벗어나 재발 방지로 옮겨가면서, 1년 전 비극적인 사고를 겪었음에도 정부의 부실한 대응과 예방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비판 의식이 진보와 보수 성향 기사를 읽은 사람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이번 분석을 시행한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세월호라는 단어가 꾸준히 상위에 랭크됐다”며 “또 다시 일어난 국민 안전 위협 사태에, 국민들은 결국 세월호의 반복이라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 의식이, 궁극적인 재발 방지와 사회 전반적인 각성으로 나가기 보다는, 정치적 공방 같은 소모적인 논쟁으로 끝나는 모습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기사와 댓글 분량 추이를 보면 정책이나 대응책에 대한 이야기는 적었다”며 “책임을 묻고 또 후속 대책을 마련해 이 같은 사태의 반복을 막는 것에는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랭킹에서는 꾸준히 20위 권을 유지하며, 정부와 우리 사회의 각성을 언급한 ‘세월호’라는 단어가, 그 절대 숫자에서는 사망자 증가세가 주춤해지기 시작한 6월 말 이후, 주당 1만건에도 못미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인 셈이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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