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원내협상을 진행하면서 예결위 예산심의권에 대해 침해하고 월권행위 가진 것은 지금까지 사례가 없다. 원내지도부가 ‘큰 실수’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여야 합의를 이룬 새 원내지도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사진> 의원은 “양당 원내지도부가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노고와 노력에 대해 깊이 치하한다”면서 “하지만 증감의 규모마저도 정치적으로 합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예결위 간사로서 심히 유감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예결위에서 4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간극을 줄이기 위해 진행한 협상을 뒤로 한 채 원내지도부는 야당과 합의를 했다”며 “김재경 예결위원장과 예결위에 맡겨야 할 사항까지 원내지도부가 발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는 ‘마라톤 협상’ 끝에 추경안을 24일 처리하기로 합의를 이뤘으나 감액 규모 협상 내용이 밝혀지며 예결위의 반발을 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세입경정 2000억원, 세출증액 5000억원을 각각 삭감한다고 밝혔고 예결위는 “고유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추경은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세부 내역을 보면 적당히 넘어갈 내용은 아니었다”며 “16개 상임위와 예결위가 할 것을 지도부 성과물로 챙기기 시작하면 상임위와 예결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이런 원내지도부 활동이라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평소에 비해) 너무 점잖게 한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이 원내지도부를 성토하는 발언을 했지만 의총장에서는 이따금 웃음소리가 나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김 의원은 발언 뒤 원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농담 치고는 아주 ‘뼈 있는 농담’이었다. 정당 지도부가 세세한 사항까지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상임위와 특위 활동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지적이다.
원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법안이나 예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현안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전문성 많이 갖추신 의원님들이 있는 상임위 중심으로 운영이 돼야 한다”며 “그래야 국회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 때도 우리는 큰 틀에서만 방향ㆍ시기를 정해주고 구체적인 것은 예결위에 맡기자고 계속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발언이 야당 원내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원 원내대표는 “그건 뭐 추측해서…”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