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지난 10일 오후 5시,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 브리핑룸에는 일순간 혼란이 일었다. 이돈현 신규시내면세점 특허심사위원장의 브리핑이 진행 중인 와중에, 브리핑룸 한쪽에서 특허심사 결과가 적힌 보도자료를 나눠 주는 바람에 반대쪽에 앉은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받기 위해 브리핑룸을 뛰어다녔다. 보도자료를 먼저 받은 기자들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선정됐다는 소식을 즉시 타전했다. 여기저기서 고함과 원성이 터졌다.

서울ㆍ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을 맡은 관세청의 일처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통업계의 ‘황금알’이라 불릴 정도로 사업성이 좋아 많은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도전한 만큼, 공정하고 매끄러운 진행이 필요함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선 사례는 극히 사소한 실수에 지나지 않는다. 관세청은 면세점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에게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을 통보하는 공문에서도 업체들의 법인명을 정확히 기재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고, 날짜 또한 제대로 기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심사결과의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들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관세청은 이번 심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점수를 매기는 기준을 모호하게 제시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심사 결과 HDC신라면세점이 선정된 것을 놓고 독과점 논란이나, 애초에 합병을 승인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뒷말이 튀어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세청은 각 기업들이 얻은 점수를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사 결과 사전 유출 의혹은 자칫 법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아직 나지 않았음에도 10일 당일 오후부터 선정된 업체들의 주가가 들썩였고, 그 예상은 신기하리만큼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이 위원장은 “우리도 오후 3시 이후에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사전 유출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막판까지 결론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전을 거듭했던 입찰전의 결과가 당일에 와서야 갑자기 명확하게 점쳐진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당초 15명인 것으로 알려졌던 심사위원의 숫자가 뒤늦게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12명인 것으로 알려진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심사위원으로 위촉하려했던 이들 중 일부가 참여를 고사하면서 벌어진 일이지만, 관세청은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 관세청이 사업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각 심사위원이 매긴 점수를 단순 합산한 결과 점수 순으로 뽑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사위원이 몇명인지, 또 어떤 심사위원이 참여하는지는 당락을 가를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따라서 심사위원이 몇명인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일은 심사기준을 밝히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임에도 관세청은 이를 함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관세청은 이번 면세점 신규 특허 심사 외에도 9월부터는 기존 면세점 사업자의 특허 만료로 인한 입찰을 또 치러야 한다. 또 시장 상황을 봐서 면세점을 더 늘릴 수도 있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결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심사 결과를 놓고 잡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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