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확인한 연말정산 결과를 보고 적잖이 언짢았다. 입사 이후 처음으로 세금을 도로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혼으로 부양가족이 없지만 그래도 매년 20만원 가량을 받아왔던 A씨로서는 연봉 조금 올랐을 뿐 특별히 변한게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이제 ‘13월의 월급’ 이라는 문구는 사라지게 될 것 같다. 연말정산 환급금을 기대하다 환급 액수가 턱없이 작거나 오히려 ‘세금폭탄’을 맞아 아연실색한 직장인들이 많다. 더욱이 많은 항목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는 세법개정안이 올해 정산분부터 적용돼 내년부터는 연말정산액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사실 올해 근로자들이 돌려받는 총액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2012년 9월부터 월급에서 일괄적으로 떼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액을 평균 10%씩 줄였다. 연말정산 때의 혜택을 미리 떼어 받은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액을 줄인 것이 연말정산 환급금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라며 “이로 인해 이달부터 월 600만원 이상의 근로자에 대한 원천징수액이 늘어나도록 간이세액표가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20%에서 15%로 줄고 주택임대료 공제율 상향, 의료비ㆍ교육비 등 1인당 소득공제액이 2500만원으로 한정되는 등 일부 환급 혜택이 축소 적용된 영향도 있다.
내년 이후로 연말정산 환급금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말정산 ‘보너스’는 앞으로 없다는 의미다.
올해 정산분부터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와 의료비ㆍ보험료 등에 대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난다.
소득공제는 연봉 중에서 교육비, 의료비 등 각종 지출액을 뺀 소득(과세표준)에 대해서만 소득 수준별로 차등 세율(6~38%)을 매기는 것이다. 세액공제는 소득에 대해 일단 세금을 매긴 뒤 해당 세금에서 일정비율(12~15%)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대체로 직장인들은 세액공제 방식이 불리하다.
예를들어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지난해 보험료 100만원을 납입했다면 소득공제로 15%의 세율을 적용받아 15만원의 세금을 아꼈지만 올해 납입분부터는 보험료에 대한 세액공제율(12%)을 적용받아 세금절감액이 12만원으로 3만원 줄어든다.
정치권도 연말정산에 대한 직장인들의 불만을 거들고 나섰다.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0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어려운 가계의 시름을 잠시나마 덜어주던 연말정산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며 “정부가 지난해 말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세제개편안을 관철시켜 내년 연말정산 때는 더 많은 세금 추징이 분명하게 예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