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지난 3월 가계부채 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기업과 함께 가계의 은행빚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된 금리가 가계빚 증가를 부채질했다. 정부가 내달 중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가계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총액이 1099조 3천억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 현재 가계의 은행빚은 약 600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산업은행 포함)의 대출금은 지난 15일 현재 1천302조4천78억원으로 1천3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은행이 가계와 기업 등에 빌려준 대출금을 모두 합친 규모로, 기업빚이 약 700조원, 가계빚이 약 600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예금은행 대출금은 지난 1월 한 달간 약 8조원이 증가하고 2월엔 9조원이 늘어나는 등 매달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금리 인하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에서 1.5%로 1%p내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시중에 자금공급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금에 유가증권 보유액, 외화대출, 신용카드 계정 등을 합친 민간신용 총액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직전인 작년 8월 1일 1197조9925억원에서 11개월만에 1567조7천억원으로 늘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104조4153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가계 대출 증가는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하로 시중에 자금이 공급됐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사업이 부실해져 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계대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가 참여한 협의체에서 가계부채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키로 하고 내달 중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가계부채가 늘고 있긴 하지만 당장 위기가 발생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보고 총량 규제보다는 질적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현 가계부채 상황에 대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는 위기상황은 아니고 아직은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금융환경이 바뀌면 상환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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