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정상급의 실력을 갖추고도 세계 대회와 유독 인연이 없었던 ‘무관의 제왕’ 조재호가 2014 이스탄불 3쿠션 월드컵 대회를 제패하며 한풀이 사자후를 토했다.
조재호는 1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라이벌 최성원을 맞아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월드컵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세계당구연맹(UMB) 인정 월드컵 대회 우승은 한국선수로서는 김경률(2010년 터키), 최성원(2012년 터키), 강동궁(2013년 한국 구리)에 이어 네 번째다.
준결승전까지 대회 에버리지 2.353을 기록하며 거침 없이 결승에 오른 조재호는 최성원과의 결승전에서는 13대 9로 잠깐 앞섰지만 이후 계속 리드를 당했다.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한 최성원은 28대 24로 4점 앞서고 있던 19이닝부터 6이닝 동안 남은 12점을 내리 따내며 40점에 도달했다.
최근 적용되고 있는 월드컵 룰에 따라 후순위 공격인 조재호가 마지막 공격권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이 때까지 점수는 고작 32점으로, 1점 득점조차 어려운 3쿠션 경기의 난이도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우승은 최성원의 품에 안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기서 조재호의 신들린 듯한 경기력이 터져나왔다. 무려 8점을 연속득점하며 40 대 40 동률로 승부를 ‘승부치기’까지 이어간 것이다.
조재호에게는 행운도 따랐다. 6득점째를 시도하던 중 짧은 쿠션으로 보낸 바깥돌리기가 실패하는 듯 보였으나 횡단해온 1적구와 키스를 일으키며 득점으로 이어졌다.
승부치기에서 선공에 나선 최성원은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2득점에 그치면서 승기는 조재호에게 다가왔다. 조재호는 초구 득점으로 완벽한 후구 포지션을 세운 뒤 마지막 세번째 득점인 빗겨치기도 안정적으로 성공하면서 마침내 대망의 세계대회 우승 컵의 주인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조재호는 UMB 랭킹포인트 80점을 획득하면서 단숨에 세계 랭킹 10위로 뛰어올랐다. 10걸 이내 선수는 월드컵 본선 시드를 부여받게 돼 향후 세계 대회에서도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번 대회 결승에서 분루를 삼킨 최성원은 2위에 올랐으며, 다른 준결승전에서 에디 멕스에게 패한 김경률은 4위, 이충복은 5위, 강동궁은 8위에 랭크됐다. 세계대회 4강에 한국 선수 3명이 오른 것은 처음이다. 10걸에는 5명이 올랐다.
yjc@heraldcorp.com
<2014 터키 이스탄불 월드컵 최종 순위>(순위, 이름, 대회에버리지, 하이런)
1위 : 조재호, 2.150, 12점
2위 : 최성원, 1.351, 9점
3위 : 에디 멕스, 2.025, 11점
4위 : 김경률, 1.795, 14점
5위 : 이충복, 1.934, 12점
6위 : 다니엘 산체스, 1.558, 10점
7위 : 프레드릭 코드롱, 1.538, 9점
8위 : 강동궁, 1.474, 11점
9위 : 퀴엣 치엔 트란, 2.135, 10점
10위 :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1.820, 6점
11위 : 김재근, 1.731, 14점
12위 : 마르코 자네티, 1.294, 1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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