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이트에 사진 올린 후 소유자명의 대포통장에 입금유도 계약금 · 매매금 가로채 도주
최근 부산 등 지방을 대상으로 지능화된 신종 중고 자동차 매매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에 거주하는 A 씨는 최근 자신이 소유한 고급 외제차를 판매하기 위해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에 판매 조건을 올렸다.
얼마 후 차량을 사겠다는 연락이 왔다. 자동차 구매 의사를 밝힌 B 씨는 자신을 자동차 매매상이라고 소개하고, 증거로 자신의 이름이 나와 있는 면허증 사본을 휴대전화로 전송하고 계약금을 송금했다.
다음날 B 씨는 자신이 사는 가격에서 200만원을 올려 판매하기로 했다며, 구매자가 차량을 보러오면 판매가격은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얼마 후 차량을 보여 달라며 경기도에서 C 씨가 부산에 도착했다.
차량을 한참 요리조리 살펴보고 자동차등록원부와 차량 소유주의 신분증까지 확인한 C 씨는 차량을 사겠다고 했다. C 씨는 먼저 보낸 계약금을 받았는지 A 씨에게 물어봤다. A 씨는 당연히 받았다고 확인해줬고, 인터넷뱅킹으로 잔금을 보내기로 하고 계약서 작성에 들어갔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A 씨에게 한 통을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은 A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화 내용은 자신이 얼마 전 B 씨에게서 사기를 당했으니, 차량을 팔지 말고 시간을 끌어 달라는 얘기였다. 전화를 받은 A 씨는 일단 계약을 미루고 전화 건 사람을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후 B 씨가 주도한 사기사건의 전모를 듣게 된 A 씨와 C 씨는 아연실색했다.
중고자동차 판매 사기를 벌여온 B 씨는 대포폰으로 중고차를 판매하려는 A 씨와 통화해 3500만원에 사겠다고 구두로 약속하고 계약금 10만원을 A 씨 계좌로 보냈다. 자신을 중고차 매매인이라고 소개한 B 씨는 다른 사람의 면허증을 위조해 A 씨에게 보여줘 안심시키고 자동차등록원부 사본을 온라인으로 요구했다. 또 B 씨는 유령 사업자를 내세워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자 통장 이름을 A 씨 이름과 동일하게 만들었다.
사기 준비를 마친 B 씨는 중고차 매매상들을 상대로 광고를 내 동일 차량을 3000만원에 싸게 팔겠다고 C 씨를 유인, 계약금을 자신이 A 씨 이름으로 개설한 가짜 통장으로 받았다.
차량을 보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간 매매상 C 씨는 차량을 확인하고 자신이 보낸 계약금을 받았는지와 차량 소유주와 송금한 통장의 이름이 같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의심 없이 잔금을 입금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고자동차 매매상 C 씨가 입금할 계좌는 사기꾼 B 씨가 A 씨 이름으로 만든 대포 사업자 통장이었다. 사업자 통장의 이름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는 맹점을 교묘하게 이용, 차량 소유자 이름으로 가짜 통장을 만들어 돈을 가로채려 한 것이다.
그동안 B 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고자동차 매매상들과 중고차를 싸게 사려 한 일반인들. 매매상은 중고차 매매에 관해선 전문가 중 전문가다.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확인했다고 생각했지만 사기꾼 B 씨의 수법은 한 수 위였다. 평범한 중고차 한 대를 끌어들여 자동차를 싸게 사려는 수십명의 피해자에게서 계약금과 매매대금을 가로채는 몰염치한 사기행각이다.
현재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이 B 씨의 신원 파악에 나섰지만 철저하게 자신을 숨긴 수법 탓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과거 경기도에서 발생했던 중고자동차 삼각 사기와 수법이 유사하다고 판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윤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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