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국내 경기지표들이 엇갈린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집계한 한국의 3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가 102.0으로 2010년 4월(102.1) 이후 3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후의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재고순환지표ㆍ주가지수ㆍ장단기 금리차ㆍ제조업 경기전망 등을 근거로 산출된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적 국면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선행지수가 102.0으로 거의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하반기에 경기회복세가 강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13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으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 지수는 38개국 가운데 슬로베니아(102.8), 스페인(102.5), 에스토니아(102.1)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경기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은 작년 9월 99.3에서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 올해 3월 지수가 98.7까지 떨어졌다.

미국 지수도 작년 10월 100.5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99.6로 낮아졌다. 경기 회복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OECD 전체 평균은 100.1로 전월의 100.2보다 소폭 낮아져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긍정적 신호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경제 상황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연구기관의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내수의 개선조짐과 부동산ㆍ주식 등 자산시장의 활기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경기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경기회복세가 완만할 것이라며 글로벌 수요부진 등 성장의 하방위험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금융센터는 12일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가 중국과 미국의 경기둔화 등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3.0%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통화 및 재정정책 시행에 따른 내수회복으로 향후 수분기 동안 1%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수요부진, 원화강세,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수출 우려와 추가 재정부양책의 불확실성을 올해 성장률 전망(3.1%)의 하방위험으로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하반기 추가 재정부양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금리인하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경제지표 부진,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 등을 향후 성장세 제약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경기가 바닥에서 회복국면으로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으나 그 강도가 매우 미약한 상황이며, 향후 수출과 정부의 재정정책 강도, 금리 인하 여부 등 변수에 따라 회복의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