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 식구 몇을 맞이했습니다.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한 연예기획사와, 일부 업종단체들인데, 대부분 그럴 만한 곳들입니다. 그런데 대형 회계법인이 가입한 점과 인터넷 포털들의 고사(固辭)한 점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기업들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회계법인은 엄정한 중립의무가 있습니다. 감사대상 기업과의 유착을 막기 위해 5년 넘게 같은 회계법인이 감사를 하지 못하도록하는 강제 법조항까지 있을 정도죠.
삼일, 안진, 삼정, 한영 등 이번에 회원이 된 회계법인 ‘빅4’는 국내 대기업 외부감사를 거의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이들 4개사가 돌아가며 감사를 맡으면서 5년 제한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회계법인의 전경련 가입이 공인회계사법에 저촉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확인됐듯, 회계부정과 회계법인과 감사대상과의 유착 사건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대기업과 회계법인의 관계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면 족하지 않을까요.
물론 전경련이 대기업들만의 이익이 아니라 경제계 전체를 대표하는 단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경련이 올해 영입에 가장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네이버, 다음 등 IT 기업들은 “지난해 연말 중견기업연합회에 이미 가입한 만큼 올해는 전경련에 참여하지 않고 중소기업과의 상생 활동을 할 것”이라고 고사했다고 합니다. 완곡하지만 이들이 인지하는 전경련의 범위를 뚜렷히 드러낸 셈이죠.
경제인의 대표로서의 위상에는 회계법인 보다는 대형 IT 기업들의 동참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울러 ‘회장단=오너’의 불문률도 다시 검토할 때라고 보입니다. 경제계에서 비중을 생각하면 전경련 회장을 오너가 맡는 게 당연하고 또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회장단과 위원장단까지 그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번에 은행연합회까지 전경련 회원사가 됐습니다. 우리나라 은행에는 오너가 없죠. 외국기업협회와 외국기업들 역시 오너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역할을 맡기지 않으려면 아예 회원으로 받지 않는 게 낫겠죠. 덩치만 키우려는 욕심에 ‘동이불화(同而不和)’의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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