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메모 필적 감정 의뢰…수사 여부는 미지수
[헤럴드경제=법조팀]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기 현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뿌린 정황을 적은 메모가 발견되면서 이 메모가 뇌물수수 혐의의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소송법상 증거는 피고인이나 증인이 법정에 나와서 진술한 내용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법 제314조는 ‘증거능력에 대한 예외’의 경우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사망ㆍ질병ㆍ외국거주ㆍ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조서 및 그 밖의 서류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만, 그 진술 또는 작성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메모나 육성 인터뷰 녹취록도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여지가 있다.
결국 증거로 채택될지는 형사소송법 308조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한다”는 ‘자유심증주의’ 원칙에 따라 법관이 증거로 채택할 지 결정하게 된다.
검찰이 확보한 성 전 회장의 메모가 자신이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되고 이 내용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과 함께 제출될 때 신빙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메모 외에 추가 증거가 확보되지 못하면 자연히 신빙성이 떨어지게 돼 단독증거로는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인터뷰 녹취록의 경우 녹취록의 음성이 성 전 회장 본인의 것임이 확인되면 증거로 쓰일 수 있다.
음성 파일이 편집됐을 가능성은 없는지 기술적으로 따져봐야 하고, 외부 강압이나 협박에 의해 진술된 것은 아닌지 여부 등 인터뷰상의 진술 경위와 정황을 따지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법정 진술 외의 다른 증거인 전문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는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해 법원이 판단하게 되는데, 본인이 작성한 것이 맞다고 확인되면 증거로 인정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사망 당일인 9일 한 언론과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달러를 건넸고 이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고, 성 전 회장의 시신에서 ‘유정복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허태열 7억, 김기춘 10만달러, 이병기, 이완구’라고 적힌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녹취록 내용이 알려지자 “성 전 회장의 (검찰) 조사 과정에서 그러한 진술 내용이나 자료 제출은 없었다”며 “뚜렷한 단서가 다른 경로로 들어오지 않으면 (성 전 회장이 주장한 뇌물건과 관련해)수사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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