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서고금, 봄을 찬미하는 은유는 한결같다. 한국 대표 시인 김광섭은 ‘대지는 씨앗을 안고 부풀며…, 여우도 굴 속에서 나온다. 3월 바람 4월 비 5월 꽃. 이렇게 콤비가 되면, 겨울 왕조를 무너뜨려, 여긴가 저긴가 그리운 것을 찾아 헤매는 이방인’이라고 봄에 들뜬 나그네의 심정을 노래했다.
300년전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는 ‘흰눈은 물러가고 헐벗은 언덕 위에서 쩔쩔매네. 소년 농부 이따금 환호성을 울리고, 산에는 기쁨이, 샘물에는 숨결이, 조각구름은 떠가고, 푸른 하늘은 끝도 없어라’고 찬미한다.
봄의 대명사는 꽃이다. 봄꽃이 인류에게 주는 감흥은 세계 어느곳이나 같다. 버스커버스커의 꽤 된 노래 ‘벚꽃엔딩’, ‘꽃송이가’는 봄꽃 피는 계절만 되면 걸그룹과 아이돌의 재기 발랄한 신곡들을 제치고 음원차트 1위를 장식한다. 이렇듯 봄꽃의 유혹은 치명적이다.
제주 유채, 신안 튤립, 여의도 벚꽃 처럼, 미국 나파밸리, 불가리아 카잔루크, 일본 오사카, 프랑스 지베르니, 네덜란드 큐켄호프 역시 저마다의 봄꽃을 활짝 피우며 사람의 감성을 애태운다. 내일투어(02-6262-5000)가 추천한 세계 봄꽃 명소를 돌아보자.
파리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프랑스 지베르니(Giverny) 는 인상파 회화의 거장 클로드 모네가 살았던 마을이다. 그의 걸작인 ‘수련’이 탄생한 생가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만 문을 연다. 봄에는 활짝핀 수련과 수선화가 연못을 장식하고, 버드나무가 우거져 모네의 회화 속으로 들어온 듯 하다.
늦봄을 지나 여름 문턱에 보일 무렵 프랑스 남부 고르드(Gordes)에 가면 라벤더 향기에 흠뻑 빠진다.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보라빛 라벤더가 성밖 들판을 가득 메운다. 고르드에서 4km 떨어진 세낭크 골짜기 수도원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 좋다.
네덜란드 큐켄호프(keukenhof)는 튤립 축제로 유명하다. 3월말~5월 열리는 이 축제는 세계 최대규모이다. 튤립 뿐 아니라 수선화, 카네이션, 후리지아까지 수백가지 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큐켄호프는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35㎞ 떨어진 작은 마을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
동유럽을 대표하는 꽃 여행지는 불가리아이다. 불가리아는 장미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전세계 로즈 오일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불가리아 카잔루크(Kazanlak)에서는 매년 봄 향기로운 장미 축제가 열린다. 전통 의상 퍼레이드와 장미 수확 체험을 즐기는 전국민의 축제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산지 나파밸리(Napa Valley)는 봄이면 노란 유채꽃 물결로 덮힌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노란 유채꽃이 채우고 있어 환상의 보색대비가 이뤄진다. 400여개의 와이너리가 있는 나파밸리로 가려면 와인열차를 이용하면 흥미롭다. 심지어 열기구로 그곳에 갈수 있는 기회도 있다.
국화가 벚꽃인 일본은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벚꽃 여행지다. 그중 오사카 천수각과 교토 아라시야마의 산벚꽃은 전통적인 건축물과 어우러져 특히 아름답다. 홋카이도에서는 5월 초까지 벚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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