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말레이시아를 22년간 통치한 마하티르 모하마드(90) 전 총리가 나집 라자크(62) 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하티르 총리는 6년전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전 총리의 사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등 은퇴 후에도 말레이시아 정계에 막강한 입김을 발휘하고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4일(현지시간) 수도 쿠알라룸프르 인근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반백년 이상 집권해 온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가 정권을 유지하려면 나집 총리가 사임하는 길 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그는 “UMNO가 살아남고자 한다면 총리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주 새 마하티르 전 총리는 국영투자회사 1MDB가 110여억 달러에 이르는 채무로 정부 구제금융에 의존하게 된 문제를 두고 현 총리에 대한 공세를 놓치 않았다.
지난달에는 1MDB의 펀드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경찰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2006년 ‘몽고인 번역가 살해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말레이시아가 프랑스 잠수함을 구매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몽고 여성 번역가가 쿠알라룸푸르 근처 한 정글에서 머리에 총상과 몸체에 플라스틱 폭탄을 맞고 피살된 사건이다. 나집 총리의 경호원 2명이 살해 용의자로 수사를 받았으며 올해 초 최고법원이 2명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 중 한명은 자신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한 뒤 호주로 도피했다.
나집 총리는 자신은 몽고인 번역가를 만난 일이 없으며, 정부도 구매 과정에서 부정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나집 총리는 마하티르 전 총리의 잇따른 공격성 발언에 대응하지 않고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2003년에 퇴임한 뒤에도 정계에서 실력을 행사 중이다. 부총리이던 압둘라 전 총리를 자신의 후임으로 앉혔지만 그가 2008년 선거에서 실패하자 등을 돌림으로써, 2009년 나집 총리에게 집권할 기회를 줬다.
제임스 친 호주 타스마니아 대학의 정치 분석가는 나집 총리의 운명은 순전히 1MDB를 둘러싼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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