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개인정보유출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는 신용카드 시장이 지난해 사상 최저의 성장세를 보였다. 정부의 카드발급 규제가 강화됐고, 가맹점 수수료 하락에 따른 부가서비스 및 무이자 할부거래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 소득공제 혜택이 확대된 체크카드로 갈아타는 사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신용카드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3년 카드승인금액은 총 545조17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24조2700억원) 증가했다. 카드승인금액 연간증가율이 한자리 수를 기록한 것은 협회가 카드 통계를 산출한 2005년 이래 처음이다. 2012년 증가율 13.5%의 3분의 1 수준이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증가율 10.9%보다도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39조93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0.4%(14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9월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이래로 최저치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12월 승인금액 증가율이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신용카드의 소비활성화 기능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카드승인금액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는 민간최종소비지출이 1년 전보다 늘었음에도 실물경제보다는 규제강화 등 카드시장 환경 변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체크카드 시장은 사용금액이 지난해 12월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승인금액은 9조2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1% 급증하는 등 지난해 6월 이래 매월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체 카드 대비 체크카드 비중도 1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용카드는 80.9%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신용ㆍ체크 카드의 소득공제율 격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각각 15%, 30%로 2배 차이다.

한편 업종별 카드승인실적을 보면 지난 한해 동안 교통 업종의 카드 사용이 크게 늘어난 반면 유류와 호텔관련 업종에서의 결제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교통관련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5조88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3%(8700억원) 증가했다. 특히 택시업종은 기본요금 증가 및 카드사용 확대로 30.7%나 늘었다. 주유소, LPG 취급점 등 유류업종과 호텔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각각 4.9%와 2.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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