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김수현 ‘타나미실리’ 오나미 인기 방증·시청자 새 놀이수단으로

“그녀를 만나기 위해 400년을 기다렸다.”(‘별에서 온 그대’의 외계인 도민준 캐릭터의 슈퍼맨 패러디)

요즘 인기 있다는 TV 드라마엔 꼭 하나 따라오는 게 있다. ‘패러디’다. 드라마 스토리와 캐릭터의 특이점을 반영해 재치 있는 패러디 포스터를 만드니, 드라마 못지않게 화제가 된다. 이는 다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400년 전 조선 땅에 불시착한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초특급 한류 스타 천송이(전지현 분)를 주인공으로 판타지와 로맨스, 스릴러를 결합한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SBS)는 특히나 시청자 참여가 높다. 황당하고 유치할 수 있는 ‘판타지 코드’로 등장하는 외계인 도민준은 청춘스타 김수현의 꽃미남 이미지와 어우러져 여심(女心)을 잡고 있다. ‘지구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갖가지 능력을 갖춘 ‘희귀 캐릭터’인 덕분에 패러디도 많다. ‘슈퍼맨 패러디’도 그중 하나다. ‘슈퍼맨’의 영화 포스터에 김수현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물에는 드라마 열혈 시청자들의 감성까지 담겼다.

월화 안방의 최강자인 ‘기황후’(MBC)는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KBS2)를 통해 다시 태어났다. ‘후궁뎐: 꽃들의 전쟁’에 출연 중인 개그우먼 오나미는 명나라에서 온 후궁으로 등장, 자신을 ‘타나미실리(타나실리+오나미)’라고 소개한다. 타나미실리는 ‘기황후’에 출연 중인 원나라 황후 타나실리를 패러디한 인물이다. 때문에 오나미가 등장할 때에는 ‘기황후’의 OST가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드라마에선 절세미녀에 악녀로 등장하는 타나실리를 오나미는 “나 얼굴로 후궁됐어”라며 자신의 외모를 희화화해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패러디는 인기의 방증이었다. 시청자들은 이제 드라마를 한 번 보고 그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드라마의 방영 중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수단을 만들어내는데 그중 하나가 ‘패러디’다. 방송에선 감 좋은 코미디언들이 인기 드라마를 개그 소재로 수없이 사용해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패러디는 기존의 원본을 재해석해 다른 걸 만드는 방식인데, 대중문화의 패러디에는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됐다. 원본을 재치 있고 코믹하게 표현하거나 비틀어서 바라보는 비판적인 관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패러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시청자들의 변화한 부분이다. 보고 수용하는 단계를 벗어나 직접 참여해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가 반영됐고, 인기작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어 비튼다”고 설명했다.

‘패러디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히 원본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에 가능한 일이다. 프로그램 제작진 입장에선 어떠한 방식으로의 패러디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 평론가는 “문화의 전파 방식이 예전처럼 저자가 던지는 게 아니라 대중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제작자들도 대중을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만들고, 그들의 생각이 반영되기를 원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청자 참여를 제작자들이 먼저 나서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SBS가 대표적이다. 방송 시작 전이었던 지난달 13일 오픈한 ‘별에서 온 그대’의 공식 홈페이지에선 이미 UCC 포스터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12회까지 방영된 현재 홈페이지에는 183건의 패러디 포스터물이 올라왔다. 톱스타들을 섭외했던 드라마답게 홈페이지의 시청자 참여 코너를 통해 드라마는 사전 홍보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

스타 캐스팅의 효과는 팬덤에서 드러난다. ‘별에서 온 그대’의 후속작으로 편성된 SBS ‘쓰리데이즈’는 실종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청와대 경호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인기 스타 박유천이 출연한다. 박유천의 팬들은 벌써 패러디로 응답했다. 영화 ‘밴티지 포인트’(2008)를 패러디해 ‘쓰리데이즈’의 가상 포스터를 만들고 “대통령이 저격당했다! 10만 관중 속 8명의 행동을 추적하라”는 문구까지 만들어 넣었다.

SBS 관계자는 “워낙에 팬덤이 탄탄한 박유천이 출연하는 드라마라 그런지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에 ‘쓰리데이즈’를 패러디한 포스터들이 벌써 쏟아지고 있다”며 “드라마는 시작도 안 했지만 패러디의 등장에 사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전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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