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계약해지 현대차 압박에 신한·BC카드등 상품 취급 포기
가맹점 계약 자체를 해지하겠다는 현대자동차의 압박에 BC카드에 이어 신한카드마저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을 포기하면서 이 상품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현대카드 다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카드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한 카드업계의 ‘반격’은 어렵다는 평가다.
삼성카드와 현대차 측은 이번주부터 자동차 복합할부를 둘러싼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현대차는 복합할부의 신용공여기간이 2~3일에 불과하므로 현재 비슷한 조건인 체크카드 수수료 1.3%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삼성카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지키기 위해 여전법에서 규정한 적격비용을 감안, 적정 수수료율 1.5~1.9% 내에서만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카드로선 현대차가 국민ㆍBCㆍ신한카드를 ‘각개격파’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현대차는 자신들의 1.3% 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가맹점 계약 자체를 해지하겠다는 ‘강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에는 BC카드가, 2월에는 신한카드가 이같은 압박에 못이겨 상품 취급 자체를 포기하고 말았다. 1.9% 수수료율을 고집했다가는 고객이 자사 카드로 현대차를 살 수 없게 돼 고객을 잃을 수 있고 1.3% 안을 받아들이자니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대응책으로 신용공여기간을 30일로 연장하는 신(新) 상품 출시를 위해 캐피탈사들과 협상중이지만 협상이 완료되더라도 현대차가 출시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 현대차측은 이 상품에 대해 “불필요한 비용을 늘리는 ‘꼼수’”라며 “새 상품 역시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복합할부 상품을 유지키로 결정하고도 현대차의 상품 무력화 시도에 제동을 걸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공청회를 열어 논의 끝에 복합할부 상품을 유지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품유지가 원칙이라면 BC카드가 취급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명확히 선을 그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수료율 우선 협상 당사자가 합의할 문제로 취급이 중단된다고 당국이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면서 “각 카드사에서 이를 대체할 할부 상품이 있는 만큼 소비자의 불편이 발생할 여지는 적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체크카드에 비해 카드사가 부담하는 리스크가 있는 만큼 체크카드 수수료 수준으로 결정된다면 이것이 적정한지 여부를 점검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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