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아시리아 기독교인을 100명 가까이 집단 납치하면서, 이 지역 소수 기독교인들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IS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북부의 터키와 이라크 접경지대인 탈 타마르 인근 마을을 습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90명을 붙잡아갔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24일 밝혔다.
반면 소수민족 보호 단체인 ‘행동요구(A Demand For Action)’의 누리 키노 대표는 “70~100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24일 전했다.
IS의 온라인라디오방송국 알바얀은 “수십명의 십자군들”을 붙잡았다고 확인했다.
이번 납치는 쿠르드민병대(YPG)와 미국 주도 국제연맹군이 22일 시리아 북부에서 IS 점령지를 집중 공격해, 탈 하미스 인근 20개 마을을 되찾은지 하룻만에 발생했다. YPG는 24일에도 또 다른 10개 마을을 되찾아 오는 등 IS 격퇴전에서 선전 중이다.
아시리아기독교민병대(MFS)가 YPG와 합동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IS는 보복성 또는 추후 YPG와 협상에 쓸 목적으로 아시리아 기독교인들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스웨덴에 있는 아시리안인권네트워크의 오사마 에드워드는 BBC에 자신의 아내와 처가 친척들이 인질로 붙잡혔다면서, “IS대원들은 쿠르드민병대가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 IS는 이집트 콥트교인 21명을 납치, 집단 참수하는 끔찍한 동영상을 올려 전세계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하지만 아시리아 기독교 피랍인들에 대한 IS의 공식 요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시리아 2200만 인구 중 기독교인은 약 10%를 구성하고 있다. 시리아에 아시리아 기독교인은 4만명 정도며, 예수가 썼던 언어인 아람문자 형태를 읽고 쓴다.
아시리아인들은 주로 하사케주(州) 지역에 거주하며 알레포, 홈스, 다카스커스 등에 흩어져 산다.작년 IS의 침략이 심해지면서 상당수 아시리아인들은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거나, 일부는 IS의 강압에 따라 이슬람으로 개종해 IS에 지즈야(jizya; 인두세)를 내고있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IS의 잔학한 침략에 현지 아시리아인들은 수세기 동안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에서 조차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시리아가 조사한 한 연구를 인용해 홈스에 사는 한 기독교인은 “이제 누구도 믿기 어렵다. 홈스는 더 이상 우리가 알던 홈스가 아니다. 모두가 서로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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