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피해 여부 공개도 꺼려 신상털이·스토킹 등 악용 불안감 확산

“집주소 하나만 알려져도 우편물로 국민연금 납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법원에서 이혼소송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어요. 이미 SNS 해킹만으로도 얼마나 큰 파장이 오는지 경험했잖아요.”

최근 만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말이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후 ‘2차 피해’를 우려하는 연예계의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반인에 비해 사생활 정보에 더욱 민감한 직종이라 연예계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지난 17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서비스가 시작되자 해당 카드사와 거래해온 연예인의 기획사는 다급해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처음엔 무슨 소동인가 했는데 남의 일이 아니었다. 소속 연예인 중 한 명은 촬영 때문에 몸이 매여 있다가 소식을 듣고 유출 여부를 확인하게 됐다”며 “불안한 마음은 다 마찬가지지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민감할 수 있다. 하루 빨리 재발급을 받든지 해지를 하든지 해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혹시 2차 피해를 당할까 안절부절하면서도 일부 톱스타 소속 기획사에선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조차 밝히기를 꺼릴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 개인의 카드사 거래내역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1억건이 넘게 유출됐다는데 그 안에 없다는 확답을 어떻게 하겠느냐. 괜히 이번 일로 신상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 다른 피해가 올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심각한 상황을 몇 번 겪었던 연예계는 유출된 정보가 ‘신상털이’나 사생활 침해, 스토킹, 해킹 등의 범죄에 악용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의 휴대전화번호가 유출됐을 당시, 공서영 전 아나운서는 본지와 인터뷰 중에도 몇 분 간격으로 낯선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공 아나운서는 “전화를 받아도 상대가 아무 말도 안 한다. 너무 무섭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팬과 격의없이 소통해야 하는 때라고는 하지만, 스타도 보호받아야 될 사생활의 영역이 있는 법”이라며 “언제든 신상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휴대전화도 자주 바꿀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가장 안전하다는 금융사에서조차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니 우리로선 거의 공황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해지한 지 6년도 넘은 카드사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느냐”는 글을 남기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배우 재희도 최근 “진짜 개인정보 유출 심각하다. 요즘에는 어디에 개인정보 쓸 때마다 의심부터 생긴다니까”라며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아이돌 그룹 2PM의 찬성도 카드사 정보 유출을 확인한 사진을 공개하며 “이건 뭐 어쩌라는 건지.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거 어딜 믿으라는 거야. 금융사가 털리는데”라는 글을 남겼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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