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보호활동 지구촌 확산

동물주인이 생활환경 보장책임 1835년 英 동물학대법이 시초 美·加·獨·佛 등 복지법 확산

WSPA·WWF·PETA 민간단체 멸종위기종 등 보호·공존 모색

국제사회가 동물의 생존권과 복지를 규제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인류가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도 행복을 추구하며 더 나은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려는 노력으로까지 발전했지만 아직도 보이지 않는 지구촌 곳곳에선 동물 학대와 무분별한 수렵 등이 존재한다.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동물복지법=인류가 동물의 권리와 복지문제를 명문화한 것은 1635년 아일랜드에서부터다. 아일랜드 의회는 말과 양에 대한 학대 방지를 위한 법안을 제정했다. 1641년 아메리카대륙 매사추세츠 식민지에선 야생동물의 자유와 관련한 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1822년 영국에선 정치가인 리처드 마틴이 ‘소에 대한 잔인한 처우 개선법’을 의회에 발의해 본격적으로 소ㆍ말ㆍ양 등 동물을 대하는 인간다운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게 됐다. 마틴은 1824년 사상 처음으로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란 동물 복지 관련 기구를 설립했다. 이는 1840년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로 발전했다. 이 단체는 현재까지도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다.

사실상 세계 최초의 동물보호법으로 여겨지는 것은 1835년 영국의 ‘동물학대법’이다. 이후 1911년 ‘동물보호법’으로, 2006년에는 ‘동물복지법’으로 개선됐다. 이 법에서는 동물에게 적합한 생활환경을 보장할 책임을 동물 주인에게 부과하고 있다.

또한 동물이 적절한 거주환경, 음식, 일상적인 활동 패턴, 질병이나 부상, 고통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미국은 몇몇 주가 1828~1898년 사이 반동물학대법을 통과시키기도 했지만,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서명한 동물복지법이 연방법으로선 유일하게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법이다. 이 법 역시 동물 복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보장하고 있다.

동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은 반드시 면허를 받아야 하며, 매매ㆍ전시ㆍ이동ㆍ실험 등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적용된다. 이들에게도 역시 연방정부의 기준에 따라 적절한 식량ㆍ위생ㆍ거주 등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밖에 캐나다에선 1961년, 독일은 1972년, 프랑스는 1974년, 스위스는 1978년 동물학대방지 및 동물복지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동물복지와 보호 실현하는 비영리기구=동물의 권리를 보호하는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와 멸종위기 동물을 보존을 넘어 환경을 보호하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동물 복지를 실현하는 대표적 단체다.

WSPA는 1953년 설립된 세계동물보호연합(WFPA)과 1959년 설립된 국제동물보호소사이어티(ISPA)가 합쳐져 1981년 탄생했다.

미국ㆍ영국을 비롯해 호주ㆍ캐나다ㆍ브라질ㆍ중국ㆍ뉴질랜드ㆍ태국 등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보르네오 오랑우탄부터 가축용 말, 유제품 생산을 위한 가축용 소, 곰과 인간의 생존 갈등, 포경문제, 동물과 관련한 교육까지 전 세계 동물 복지와 학대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1961년 스위스 모르주에 처음 설립된 WWF는 독특한 판다 모양의 상징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주로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단체다. 원래는 세계야생생물기금으로 출발했으나 1986년부터 명칭을 바꿔 환경 전반을 보존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500만명이 WWF에 동참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 WWF의 목표다.

아프리카 코끼리부터 대왕판다, 북극여우, 청거북, 수마트라호랑이, 황다랑어까지 총 91개종의 동물을 지역별로 보존 상태를 구분해 보호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금도 모금한다.

예산의 90%가 기부로 조성되고 전 세계 1만5000개의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보존과 이기심 간의 끊임없는 투쟁, 포경과 모피 생산=전 세계 앙고라 털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에선 토끼를 산채로 묶어 털을 뽑는 잔인한 동물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 자른 털보다 뽑은 털이 더 길고, 가격도 배 이상 높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애호단체 ‘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바라는 사람들(PETA)’은 이 현장을 동영상으로 찍어 세상에 폭로했다.

파장이 커지자 세계적 패션업체가 스웨덴의 의류업체 H&M에 이어 캘빈클라인ㆍ타미힐피거 등을 소유한 필립스반호이젠(PVH), 톱숍ㆍ톱맨 등의 모기업인 아케이디아 등 세계적 패션업체들이 앙고라 토끼털로 만든 제품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기업이 동물 복지에 눈을 뜬 대표 사례다.

태평양에선 일본 포경선과 국제환경단체 시셰퍼드의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다.

그동안 일본은 남극해 인근에서 연구를 가장한 상업적 포경을 해왔다. 그러자 시셰퍼드가 고래 보호에 발벗고 나섰다. 일본 선박의 조업을 방해해 기함 격인 니신마루호를 남극해 인근에서 몰아낸 것이다. 일본 포경선의 밍크고래 불법 포획 장면도 포착해 공개했다.

또한 시셰퍼드는 일본 와카야마현 타이지마을 주민이 250여마리의 돌고래를 만으로 몰아넣어 도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미국대사는 “비인간적인 돌고래 살육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돌고래 어업은 일본의 전통적 어업의 하나로 법령에 따라 적절히 실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