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자신의 잘못으로 신생아를 숨지게 한 사실을 숨기려고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이영풍 판사는 분만 유도 중 실수로 신생아를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산부인과 원장 A(55) 씨에게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2012년 10월 13일 자신의 병원에서 B 씨의 자연분만을 유도했다. 그러나 태아의 머리 부분이 밖으로 나오지 않자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그 과정에서 A씨가 태아의 머리 부분에 기구를 부착해 밖으로 잡아당기는 ‘흡입분만’을 시도했는지가 이번 재판의 쟁점이 됐다.
이 분만법이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신생아가 태어난 지 3시간여만에 머리 속 출혈로 사망했고, 이 과정에서 A씨가 제대로 조처했는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A 씨가 작성한 진료기록서에는 흡입분만을 시도했다는 부분이 전혀 기록돼있지 않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서 흡입기를 한번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또 검찰에서는 “간호사가 자신을 도와 흡입기를 이용해 머리를 밖으로 꺼냈다”고 진술했다.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재판부가 흡입분만에 따른 실수 및 주의의무 태만 등을 인정, 9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는데도 A 씨는 이에 불복하지 않았으나 결국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런데도 형사재판이 시작되자 A 씨는 흡입분만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나섰다.
의료법상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게 다르게 고친 경우 의사 면허가 정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판사는 A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흡입분만을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업무상 과실이 존재하며 피고인의 과실과 신생아의 인과 관계를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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