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지난 주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이하 특위)재개를 선언하고 ‘화해모드’로 전환하나 싶더니, 29일 전체회의에선 또다시 볼썽사나운 막말 대결이 펼쳐졌다. 장내에서 빚어진 박영선 법사위원장의 막말 논란을 놓고, 장외에서 여야간 한바탕 전쟁을 벌였다. 덕분에 이날 국조 특위도 성과물 하나 없이 시간만 허비했다.
새누리당 특위 위원인 김진태 의원은 전체회의 재개 1시간 만에 돌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박영선 의원에게 막말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더니 오히려 (내 주장이) 조작됐다고 주장해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녹취록 등을 확인해보니 ‘저거 못된 놈이야, 저거’라는 말은 없었지만 ‘못됐어요. 진짜로.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일부러’라고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측 박범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했다. 박 의원은 “원래 “내가 ‘(김 의원에게)인간이 왜 그러냐’고 했었고, 그건 나중에 사과도 했다. ‘야, 너, 못된 놈’같은 반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두 의원간 공방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정원 국정조사와는 별개의 감정싸움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라디오에서 “(막말공방에 대한)자성이 필요할뿐 아니라 여러 조치도 필요하다”며 “의원들이 스스로 감정에 격해서 말을 뱉으면 회의도 진행이 안되고, 국민들에게 민망한 상황만 발생한다”고 말했다.
막말 장외공방이 오가는 동안, 특위도 공전을 거듭했다. 결국 증인 채택 건은 양당 의견 차로 매듭짓지 못했다. 5일 국정원 기관보고, 7, 8일 청문회, 12일 청문보고서 채택 일정의 소화 여부도 미지수다.
현재 여야간 간극이 큰 쟁점은 참고인 채택 건이다. 새누리당은 진선미, 김현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91명, 민주당은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를 포함해 117명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여기서 여야 간사가 20명을 추려, 그들이 청문회장에 서게 된다.
공통 증인 20여명을 추리는 과정에서, 여야 국조특위 간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포함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다만 진선미, 김현 의원과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 증인 채택에 대해서는 각당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내일(31일)까진 증인 채택이 완료돼야 한다”면서도 새누리당의 진선미, 김현 의원 채택 주장에 대해선 “이분들(원세훈, 김용판)과 저희 당의 현역의원들을 맞교환하듯이 하는 협상은 원칙을 벗어난 협상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여야간 국정원 개혁안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행위 규제에 중점을 맞춘 반면, 새누리당은 이에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각론을 놓고도 새누리당은 국정원 자체개혁 로드맵을 본뒤, 여야간 논의해서 개혁안을 마련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의원들이 국정원 정치개입행위 규제를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을 적극적으로 발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민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