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22.9%↑

- 미국ㆍEU 시장 부진 가운데 브릭스 시장 성장세 주목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브릭스(BRICs)’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ㆍ브라질ㆍ인도ㆍ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판매량을 늘리며 선전했다.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기존 주력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 시장에서의 성장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상반기 브릭스 시장에서 모두 128만3404대의 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89만7089대, 기아차가 38만6315대다. 양사의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의 104만4017대보다 22.9%나 증가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229만9000대(소매판매 기준), 기아차는 138만4000대를 각각 판매하며 총판매량 368만3000대를 기록했다. 이 중 약 34.8%가 브릭스 시장에서 팔렸다.

현대ㆍ기아차는 브릭스 시장에 진출한 다른 주요 경쟁업체에 비해서도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였다.

브릭스 내 판매 1위인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상반기 13.1%의 판매량을 늘렸고, 2위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7.5% 높이는 데 그쳤다. 프랑스와 일본이 손잡은 르노-닛산은 작년 상반기 이 시장에서 판매량 3위였으나 올해엔 판매량이 9.1% 줄며 현대ㆍ기아차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주저앉았다.

5위인 일본 스즈키는 -7.3%, 6위인 일본 도요타는 -3.5% 등으로 엔저의 수혜를 누린 일본 차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브릭스 시장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도매 기준)은 7.7%, 기아차는 2.7% 상승했지만 브릭스 시장(소매 기준)으로 국한시키면 성장률이 각각 25.9%, 16.5%를 기록하며 3~7배에 달하는 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