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지난 26일 1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삼성정밀 합작회사 SMP 물탱크 사고의 원인이 지름 12㎜의 볼트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울산남부경찰서 등은 28일 “물탱크는 각각의 철판을 볼트로 이어붙여 조립하는 구조”라며 “물탱크 하단부의 볼트 상당수가 두 동강으로 부러졌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볼트가 부러진 시점이 사고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전에 볼트가 부러졌으면 볼트의 결함이 사고의 원인이고, 물탱크가 터지면서 볼트가 한꺼번에 깨졌으면 물탱크의 다른 재질이나 작업자의 실수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따라 전문기관에 의뢰해 볼트의 인장강도 등 재질을 실험하는 한편 볼트의 구매 경위와 볼트가 설계대로 시공됐는 지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물탱크는 탄소강 소재로 지름 10.5m 높이 17m 규모다. 물탱크 하부의 탄소강 두께는 9㎜, 상부는 2.3㎜ 정도다.

설계도상 하부 두께는 8㎜를 넘게 돼 있어 이 규정은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탱크 조립은 가로 1,5m 세로 1m의 탄소강 철판을 볼트로 조이면서 잇대어 물탱크를 만드는 ‘볼티드(bolted) 공법’이 적용됐다. 볼트는 지름 12㎜, 길이 40∼27㎜ 정도로 철판이 두꺼운 하부에는 긴 볼트가 철판이 상대적으로 얇은 상부에는 짧은 길이의 볼트가 사용됐다.

물탱크 하부에서 상부까지 조여진 볼트의 층의 약 9단 정도다. 고용노동부는 그 중 1,2단의 볼트가 거의 다 두 동강 난 상태로 부러졌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볼트 외 철판 등 물탱크 자재가 설계서대로 선정되고 적법하게 구입됐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와 함께 철판을 잇대거나 볼트를 조이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가 있었는지의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울산남부경찰서는 이날 경찰서 형사과에 수사본부를 차리고 원청사인 삼성엔지니어링과 물탱크 제작사인 다우테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상 위반 여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미 27일 현장을 목격한 근로자 4명을 상대로 사고 당시의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물탱크 자체의 결함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조만간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공단, 소방서 등과 합동감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고가 난 물탱크 조립에 적용된 볼티드 공법은 다우테크(2001년 설립)가 보유한 특허 공법으로 전국 17곳의 공장 소방용 물탱크나 자치단체의 오폐수처리시설 등에 이미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SMP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5시 31분께 소방용 물탱크(1천400t 규모)가 터지면서 바닥에 넘어져 주변의 근로자 15명이 물탱크 강판에깔리거나 갑자기 쏟아진 물에 쓸리면서 자재와 부딪히는 등의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삼성엔지니어링 기계팀장 최모(50), 다우테크 소장 서모(45), 아르바이트 대학생 노모(21)씨가 숨졌다. 최씨와 서씨가 숨지면서 경찰 등이 사고 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명의 사상자중 신성이엔지 소속 근로자 7명은 사고 현장에서 15m 떨어진 휴게소에 있다 물에 휩쓸리면서 건축 자재 등에 부딪혀 경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