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華爲)가 미국의 안보 위협 태클에 결국 시장 포기를 선언했다.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 쉬즈쥔(徐直軍) 부회장은 23일 열린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시장에 더이상 관심이 없다”면서 이같은 결정을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 1년 동안 미국을 글로벌 사업 확장의 핵심 시장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벌여왔다. 그러나 미국 정계와 안보기관의 중국기업 안보위협론이 계속 거세자 시장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화웨이는 영업이익 기준 세계 2위의 네트워크장비업체다.
지난해 10월 미 의회는 화웨이와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인 중싱(中興ㆍZTE)이 중국 정보 기관의 스파이 행위를 돕고 있다는 정식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중국인민해방군 이력도 문제삼았다.
FT는 화웨이의 한 고위급 임원을 인용해 이 보고서가 나온 후 더이상 미국에서 사업이 힘들다고 판단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의 미국 내 수난의 역사는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통신장비회사인 3com과 22억달러짜리 조인트벤처 사업을 추진했지만 보안위협 우려 때문에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어 2년 후 미국 3대 통신사인 스프린트 넥스텔의 무선망 확장에 설비를 납품하는 입찰에서 낙찰 가능성이 가장 높았으나 미국 정부의 압박 때문에 무산됐다.
이같은 좌절에도 화웨이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유럽의 경쟁업체인 노텔과 모토로라의 경영진을 스카우트해 미국에서 연구개발팀을 만들었다. 이는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미국 통신업체와의 사업을 겨냥한 것이었다. 화웨이가 지난해 상반기에만 미국 정계 로비 자금으로 82만달러를 썼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화웨이는 전세계 45개 통신운영업체와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미국 회사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화웨이는 영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는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다. 영국 내 R&D센터 건립과 현지 제조부품 조달 등을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오는 10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4G LTE 통신 기지도 세운다. 뉴질랜드 통신사는 네트워크 장비를 화웨이 손에 맡겼을 뿐 아니라 중국 모바일 기기도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화웨이는 23일 사업부문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사업부문 최고 책임자인 쉬원웨이(徐文偉)는 “지난해 설정한 2017년까지 150억달러의 수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며 목표치를 100억달러로 낮췄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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