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서울 금천구에 사는 A(32) 씨는 몇 달 전 오토바이(바이크) ‘보이저300i’를 4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온라인 물품거래 사이트에 올렸다. 며칠 뒤 한 남성이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연락해 왔고, A 씨는 이 남성을 만났다.

이 남성은 “바이크를 사겠다. 그런데 시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A 씨는 의심없이 시승을 하라고 했고, 이 남성을 바이크를 타고 A 씨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한 시간이 지나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A 씨는 자신이 사기당한 것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A 씨는 이 남성과 휴대전화가 아닌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그의 전화번호를 알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카카오톡 아이디(ID)만으로는 위치추적이 되지않아 범인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A 씨에게 말했다.

고가의 바이크를 구입할 것처럼 시승에 나선 뒤 그대로 도주하는 사건이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현재 ‘바이크튜닝 매니아’ 등 바이크 동호회 온라인카페에는 시승 도주 사기가 최근 10여건이 발생했다면서 주의를 하라는 공지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시승 도주 사기를 당한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인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범인들이 해킹을 통해 알아낸 카카오톡 ID나 대포폰(다른 사람 명의로 된 휴대전화)을 이용해 접근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기 피해자 B(28) 씨는 “시승 전 주민등록증, 휴대전화를 요구했지만 바이크를 도난당한 뒤 확인해보니 가짜였다”면서 “사건 당시 주변에 폐쇄회로(CC)TV도 없어 범인 검거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를 경찰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시승 전 바이크 거래금액을 미리 받아도 현금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거래 전 시승자의 사진을 휴대전화 등으로 잘 찍어놓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