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닻을 올린 박근혜 정부의 사정(司正) 라인 중심축이 ‘성균관대 법대 출신’으로 채워져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의 ‘법치(法治)’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황교안(56) 후보자는 안기부 X파일, 국정원의 한나라당 도청 의혹, 강정구 교수 국보법 사건 등을 맡아 수사하며 ‘미스터 국보법’으로 자리매김한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이다.
“법치주의 확립에 혼신을 다하겠다”는 황 후보자의 입장에도 공안정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청와대 내에서 공직ㆍ사회기강 확립에 주력하게 될 민정수석에는 곽상도(54) 변호사가 내정됐다. 곽 내정자는 법무부와 대검찰청에서 주요 보직을 맡지는 않았지만 청구그룹 비리 사건,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및 용인 난개발 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특수수사의 교본’으로까지 불린 실력파 검사였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들의 지나온 이력만큼이나 성균관대 법대 선후배 사이라는 ‘특수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와 연ㆍ고대에 의존했던 법조 인사 관행은 탈피했지만 특정대학 출신이 사정기관을 장악해 유착관계가 형성될 경우 자칫 검찰 수사 독립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직제 특성상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간 업무관련 보고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정수석이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의 하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창구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각을 총괄하는 정홍원(69) 국무총리 후보자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허태열(68) 전 국회의원 역시 성대 법학과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례적으로 국무총리, 비서실장, 민정수석, 법무장관이 모두 특정 대학 출신으로 채워진 보기 드문 인사다. 국가 기강을 바로잡는 사정기관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휘둘릴 수 있는 개연성이 큰 구조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법무부ㆍ검찰 주요 보직이 한상대 전 검찰총장,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등 고려대 출신 인사에게 돌아가면서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
이 때문에 아직 후보군만 형성된 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성대 출신으로 채워진 사정라인에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