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영화 ‘신세계’(감독 박훈정)가 개봉 3일 만에 7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세계’는 국내 최대의 기업형 조직폭력조직인 골드문에 잠입한 형사(이정재)와 그를 둘러싼 경찰(최민식), 조직(황정민)이라는 세 남자 사이의 음모, 의리, 배신을 다룬 범죄 드라마다. 세 사람의 연기는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송지효와 박성웅은 짧은 출연분량이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준다.
하지만 황정민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한마디로 ‘쩐다’다. 황정민은 인간적인 면모와 차디찬 잔인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지닌 골드문 조직의 2인자 정청 역을 그만의 느낌으로 소화했다. 황정민이 과거 영화 ‘달콤한 인생’의 비굴한 조폭 백 사장을 맡은 적이 있어, 혹시 비슷할 수도 있는데, 그런 의심이나 걱정은 조금도 할 필요가 없다. 그때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조폭을 볼 수 있다. 촬영장에 풀어놓았을 때 황정민 만큼 잘 노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경남 마산이 고향인 황정민은 전라도 사투리도 잘 어울리고 의미도 모르고 사용했다는 중국말도 자연스럽다. 화교 출신이라 중국쪽 사업을 담당하던 황정민은 영화에서 첫 등장하는 신이 공항 입국장면이다.
양복과 선글라스로 한껏 폼을 잡았지만 신발은 비행기에 비치된 슬리퍼다. 그는 이 한 장면으로 ‘포스’를 입증했다. 이정재를 부를 때에 쓰는 ‘어이 브라더’에서도 아우라가 느껴지고, 수없이 욕을 구사해도 캐릭터로 녹여진다. 공석이 된 골드문 조직의 1인자를 차지하려는 다툼속에서 황정민이 펼치는 연기는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딱 ‘그만큼’이다.
‘신세계’는 중간중간 조직의 계파들간에 벌이는 대결 등 잔인한 장면들이 있다. 마음 졸이며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깡패 캐릭터를 신나게 연기해준 황정민 덕에 더욱 조마조마하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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