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타 뒤엔 문화흐름 꿰뚫는 탁월한 매니저가…한국은 아직도 시스템 없이 주먹구구식…
저스틴 비버·싸이 세계적 스타로 만든건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의 뛰어난 안목
로드 매니저로 시작한 정훈탁·김광수의 성공은 로또처럼 희박한 확률
톱스타 떠날까 겁내는 매니지먼트로는 한계 사장·공장장 출근 안해도 잘 돌아가는 그런 시스템 만들어야
연예계에서 매니저란 어떤 존재일까?
배우나 가수 뒤에서 조용히 이들의 활동을 돕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와, 권력이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신인들을 성폭행하기도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까지 극과 극의 이미지가 공존한다.
매니저와 소속 연예인이 돈 문제 등으로 소송으로 가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스타 뒤에는 항상 뛰어난 매니저나 프로듀서가 있었고, 양자 간에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가수인 저스틴 비버를 북미 대중의 우상으로 만든 데에는 그의 매니저이자 싸이의 미주 지역 매니저이기도 한 스쿠터 브라운의 공이 컸다.
유튜브의 힘이 막강해진 최근에는 스쿠터 브라운이 유튜브를 효과적으로 공략함으로써 저스트 비버 스타 만들기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가수가 대중과 소통하려면 기본적으로 TV와 라디오를 통해야 한다.
토크쇼 등 TV 프로그램과 행사 스케줄을 잡는 건 스쿠터 브라운이 담당한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은 저스틴 비버가 계약된 레코드사인 인터스코퍼 사의 매니저가 알아서 해준다.
미국은 수많은 라디오 방송국이 있지만 10여개의 전국 라디오 방송이 주도한다. 이 방송에서 음악이 나가야 빌보드 차트 순위를 올릴 수 있다. 레이디 가가가 소속된 인터스코퍼처럼 유명한 음반사일수록 미국에서 가장 많은 라디오 방송국을 소유한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사 등과 ‘딜’이 가능하다.
원더걸스를 미국에 진출시킨 박진영은 라디오 출연이 원활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매니저는 크게 연기자 매니저와 가수 매니저로 나눠진다. 연기 매니저는 성공하면 기획사 사장이 되고, 가요 매니저는 경력을 쌓으면 제작자나 음반 프로듀서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로드매니저로 출발해 크게 성공한 케이스는 정훈탁 싸이더스HQ 대표이사와 김광수 코어콘텐츠미디어 대표이사라고 할 수 있다.
가수 조용필의 로드매니저로 시작했다가 김지호, 전지현 등 배우 매니저로 실력을 다진 정훈탁은 콘텐츠 기획자이자 방송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수 인순이의 로드매니저로 시작한 김광수는 음반제작자와 프로듀서까지 겸하고 있다.
이수만과 양현석, 박진영 등은 가수 출신의 제작자 또는 프로듀서지만 김광수는 로드 매니저로 출발해 제작자 겸 프로듀서가 됐다.
그런데 문제는 정훈탁과 김광수처럼 매니저로 크게 성공하는 케이스가 지극히 희박하다는 데에 있다. 일선 매니저들은 수천명 중 한두 명이 성공한다고 한다. 거의 로또 수준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연예 매니지먼트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해 좀 더 유능한 매니저를 발굴해내야 한다. 왜냐하면 스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매니저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훈탁과 김광수가 매니저 업무를 수행하던 1980~90년대와는 크게 달라졌다.
정훈탁 대표가 로드매니저로 조용필을 수행할 때 앞을 보지 않고 조용필을 계속 쳐다보면서 걸었다고 한다. 조용필 옷이 구겨질까봐 그랬다고 한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다.
게다가 이제 매니저는 한류로 인해 매니저가 아시아와 미국의 대중 매체 시장에 대한 접근법도 숙지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3월 초 ‘매니저 사관학교’의 문을 여는 기획사 대표가 있어 주목된다. 하정우, 지진희, 염정아, 주진모 등 배우 40여명이 소속된 판타지오의 나병준 대표다.
배우 매니저를 양성하는 이 매니저 학교의 수강료는 전액 무료다. 연기와 보컬 이해를 위한 훈련과 대중 기호 변화,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홍보마케팅, 영화와 드라마 제작과정 등 이론과 현장 교육을 병행한다.
싸이더스HQ에 입사해 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던 나 대표는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매뉴얼 부재를 통감하고 전문화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매니저를 양성하는 일을 기업의 R&D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체계적인 매니저먼트 시스템이 있다면 기성 배우를 영입하지 않고 신인만을 영입하겠다고 한다. 판타지오의 매니저 사관학교 개교는 많은 기획사에 신선한 자극이 돼 매니저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한국 연예 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이기도 하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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