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경·김간랑씨
자식들을 치과의사, 초등학교 교사 등으로 키운 70대 노부부가 늦은 나이에 나란히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돼 화제다. 강원 삼척시 신기면 대평리 두메산골에 사는 정상경(70), 김간랑(63) 씨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 강서구 성지고 졸업식을 앞둔 김 할머니는 20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렸을 때 계집아이가 무슨 학교냐는 소리를 들으며 학교를 못 갔는데 당시 가족들이 많이 원망스러웠다”며 “두 갈래로 머리를 땋고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배움에 대한 한을 이제 풀게 돼 기분이 좋습니다”고 말했다. 정 할아버지 역시 “좋다는 말 외에 어떤 말이 필요하겠느냐”며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도, 학교 이야기에 낄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늦깎이 공부를 시작한 정 할아버지는 16살 때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군대를 갔다와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8남매 중 막내인 김 할머니는 학교 문턱에도 가본 적이 없다. 정 할아버지가 26살, 김 할머니가 19살이 됐을 때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에는 자식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정 할아버지는 경비일을 하며, 김 할머니는 삼척중앙시장 길거리 좌판에서 장사를 하며 자식들을 키웠냈다. 정 할아버지 부부의 교육열에 4남매는 곧게 자랐다. 아들딸들은 치과의사, 초등학교 교사 등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곧게 성장했다. 정 할아버지 부부는 “가난했어도 꼭 아이들은 잘 가르치고 싶었죠. 못 배워 받는 설움을 아이들이 겪지 않았으면 했었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4년 전 정 할아버지 부부는 성지중학교에 나란히 입학했다. 고등학교에도 같이 들어가 오는 25일 졸업식을 맞게 됐다. 정 할아버지 부부는 방송통신대 청소년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박병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