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북한에도 뒤늦게 ‘강남스타일’ 열풍이 당도했다. 북한의 주민들도 전세계가 열광한 국제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6)의 ‘강남스타일’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기도 했다. 다만, 몰래보고 있는 중이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갈렙선교회를 통해 입수한 북한주민들이 담긴 영상을 14일 공개했다. 갈렙선교회는 북한주민들의 탈북을 지원하는 교회로 이 영상은 이달 촬영된 것이다.

해당 영상에는 북한 주민들의 다양한 일상이 담겨있었다. 생필품 거래 현장에서 두 남성이 다급하게 서로를 부르며 “빨리오라”고 손짓하는가 하면 몰래 쌀과 석유 등을 주고받고 자취를 감추는 모습, 결혼식과 회갑연, 북한의 평범한 거리풍경 등이 그것이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영상이 바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걸린 어두운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담은 부분이었다.

이들은 텔레비전 화면으로 어디에서 입수했는지 모를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심지어 어깨까지 들썩이며 리듬을 맞추는 등 영상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또 영상으로는 누구의 것인지 확인이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여가수의 뮤직비디오와 드라마를 보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이에 대해 “깜짝 놀랐다”면서 “북한 안에서 한국상품을 모르는게 없었다. 먹고 사는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새로운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북한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젊은세대 사이에서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의 한류드라마를 비롯해 심지어 ‘장군의 아들’과 같은 영화 시리즈물을 불법복제해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들도 심심치 않다. 또 이들 사이에선 남한의 옷차림과 생활습관을 비롯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인기스타들을 좇는 모습도 발견됐다. 때문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초 북한 주민들의 탉북방지를 위해 한류드라마 단속전담 특수조직인 ‘114상무’까지 만들었을 정도였다. 적발된 경우는 처벌을 피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북한주민들 사이에서까지 일고있는 ‘강남스타일’을 향한 호기심만큼은 꺾을 수는 없었다. 이미 유튜브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랄 수 있는 13억뷰를 돌파한 ‘강남스타일’을 몰래 홈쳐보며 리듬까지 맞추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싸이의 위세와 더불어 변화하는 북한의 현재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싸이는 앞서 지난해 11월 유럽투어 중 프랑스 언론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 “이웃 국가인 북한에서도 ’강남스타일‘이 인기가 있나”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워낙 세계적인 현상 아닌가”라며 “북한 사람들도 말춤을 췄으면 좋겠다. 그들로부터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지만, 분명히 즐거워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shee@heraldcorp.comㆍ[사진=채널A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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