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국내 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여성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등 여성운전자가 느는 가운데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달 23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여성이 혼자 타고 있는 승용차를 뒤따라 강도 행각을 벌인 성폭력 전과자 A(39)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B(28ㆍ여)씨가 운전하던 승용차를 오토바이를 타고 뒤쫓아가 B 씨가 집 앞 주차장에 주차하는 사이 뒷문을 열고 들어가 85만원 상당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 여수에선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50대 여성을 납치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자신의 승용차로 귀가하려던 C (56ㆍ여) 씨를 흉기로 위협해 뒷좌석에 태운 뒤 납치해 편의점 현금지급기에서 D 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57만원을 인출하고 성폭행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또 여성운전자만을 대상으로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고 협박한 뒤 합의를 종용해 치료비를 뜯어낸 30대 남성이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여성이 운전하는 차를 골라 “차에 치어 다쳤다”며 속이고 합의금을 받아낸 D(36)씨를 구속했다.
이처럼 여성운전자 대상 범죄가 증가하면서 경찰청 공식 블로그인 ‘플인러브’는 여성운전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한 대응법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경기 수정성남경찰서의 김성원 순경에 따르면 대개 범인들은 사전 범행 목표를 세울 때 여성운전자를 대상으로 삼는다. 핸들과 운전석 간 거리가 짧거나 차내에 십자수, 방석 등 여성임을 드러내는 물품이 있는 경우 표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 순경은 “차에서 내릴 경우, 운전석 시트를 뒤로 밀어넣거나 자신이 여성임을 나타내는 소품을 제거하는 것도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지하주차장 납치 피해를 막기 위해 심야에는 지하주차장보다 지상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최대한 밝고 출입문과 가까우며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가 없는 곳에 주차해야 한다.
이밖에도 고의로 접촉사고를 낸 후 사고수습에 대해 이야기하자며 피해자를 유인, 금품 갈취 성폭행하는 유형의 범죄도 있다.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함부로 문을 열어선 안 된다. 상대방과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만 창문을 열고 대화해야한다. 또 여성운전자임을 약점 잡아 합의를 유도하는 경우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올 때까지 차내에서 기다리는 게 바람직하다.
한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는 2826만3317명으로 이중 여성운전자는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1133만60명이다. 운전면허 취득 여성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여성운전자는 62만7800명으로, 4년전인 2008년 49만4024명 대비 13만3776명(2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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