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침체일로의 펀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점 온라인 유통망’ 육성을 통해 펀드 판매수수료를 더욱 낮추고 판매사 중심에서 운용사 중심으로 유통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대형 시중은행이나 보험사 등을 끼고 있지 않은 전문 자산운용사나 중소형 증권사 계열 운용사들은 그동안 마땅한 판매 채널이 없어 ‘트랙 레코드(일정 기준 이상의 설정액ㆍ수익률)’를 쌓지 못하고,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포트폴리오 교체를 제때 못해 수익률이 나빠지는 악순환을 이어왔다. 판매사의 자기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은 분명 시정돼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운용사마다 입장이 제각기 다른 상황에서 온라인 마켓에서의 펀드 상품 진열 문제나 판매수수료 등에서 이견이 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펀드 시장 위기가 비단 유통구조 왜곡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새롭게 출시되는 모든 공모 펀드의 온라인 펀드 설정을 의무화했음에도, 지난해 온라인 펀드 설정액은 전년 말 대비 오히려 5.4%나 줄어들었다. 온라인 펀드보다 더 낮은 수수료와 매매 편이성을 가진 상장지수펀드(ETF)가 자리잡으면서 온라인 펀드의 틈새시장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펀드 시장의 침체는 지난해 기준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88%가 시장 수익률(코스피200)보다도 성과가 못하다는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금융당국이 시장에 관여해 수수료를 낮추도록 인위적으로 지도하고, 온라인 시장 활성화를 통해 펀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없는 이유다.

펀드 상품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률을 높여야 하고, 그러려면 펀드매니저들이 자기 돈처럼 애정을 갖고 펀드 자금을 굴릴 수 있도록 합당한 ‘성과보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더 유능한 국내외 인재들을 국내 자산운용업으로 유인할 수 있고, 펀드를 통한 서민의 재테크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