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감도장 위조 범죄가 은행에 넣어둔 예금마저 위협한다. 육안으로 진위 식별이 어려운 정밀한 위조 인감도장으로 은행을 속여 타인의 예금을 인출한 경우, 은행에는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는 이모(45ㆍ여) 씨가 부산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위조한 인감이 육안으로 불가능한 점과 대리인으로 의심할 정황이 없는 사람이 비밀번호도 한 번에 일치시켜 예금의 정확한 금액을 알고 찾아간 정황을 볼 때 은행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전모 씨는 이 씨의 인감도장을 정교하게 위조한 뒤 2011년 1월 부산은행 2개 지점을 찾아 이 씨의 예금 총 3200만원을 임의로 인출했다. 이에 이 씨는 은행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예금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전 씨가 통장 비밀번호를 정확히 입력했고, 전 씨가 사용한 인감도장이 통장에 날인된 이 씨의 도장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유사한 점을 들어 이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은 예금 명의자와 인출자의 성별이 다른 점, 위조 도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구별이 가능한 점 등을 들어 은행의 과실을 일부 인정해 3200만원 중 96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조용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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