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소형차 여성구매비율 증가 뚜렷 자동주차·수납공간 등 편의사양 강화
여성전용 정비사 개인별 상담은 물론 뷰티서비스·운전교육 등 마케팅까지
“여심(女心)을 유혹하라.”
여성 운전자가 크게 늘면서 자동차업계가 이들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운전이 편하면서도 작고 귀여운 경차나 소형차는 여성에게 인기 만점인 모델. 이런 차의 여성 구매비율은 이미 남성을 넘어설 정도다.
이에 따라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뿐 아니라 여성 맞춤형 편의사양까지 자동차업계의 여심 유혹이 ‘선수급’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판매한 자동차 중 여성 구매비율은 29.4%로, 전년(27.7%)보다 1.7%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역시 같은 기간 23.7%에서 26.2%로 2.5%포인트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여성 운전자가 본인이 직접 계약하기보단 남편이나 아버지 등을 통해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실제 여성 구매자는 이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운전하기 편리하고 디자인이 아담한 경차는 여성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기아차 전체 모델에서 여성 구매고객은 30% 내외를 차지하지만, 경차 모닝은 40%로 훨씬 여성고객 비율이 높다. 한국지엠 스파크 역시 여성 구매고객 비율이 41%에 이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남성이 대신 구매해주는 사례까지 감안할 때 실제 스파크를 운전하는 여성 비율은 55%로 남성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성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업계는 앞다퉈 여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여성전용 서비스 거점인 ‘블루미’를 올해 초 선보였다. 기존 여성 고객이 차량 정비나 수리 내역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다. 여성전용 차량정비 전문가가 개인별로 여성 고객을 상담하고 차량을 진단해준다. 여성 고객용 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라운지 등 편의시설도 강화했다.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운전교육 서비스도 선보였다. 안전운전 이론교육 및 기본 주행, 자유훈련 프로그램, 곡선제동 프로그램, 친환경 운전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돌발상황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민 게 특징이다.
기아차는 최근 여성 마케터그룹 ‘레드 아뜰리에’ 2기 모집에 들어갔다. 레드 아뜰리에는 기아차를 상징하는 ‘레드’와 작업실을 뜻하는 ‘아뜰리에’를 합친 말로, 20~40대 여성으로 꾸려진 여성 마케터그룹이다.
앞선 1기 활동에선 이들의 의견을 모아 전시장 조명 변경, 출산 예비 부부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다. 또 스포티지R의 앞ㆍ뒤 유리가 작아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이들의 의견을 반영, A필러를 얇게 바꾸고 전방 주차센서를 적용하는 등 차량 디자인도 한층 ‘여성친화적’으로 변모했다.
그 밖에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외관에 흠집이 생기면 1회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판촉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여성 고객 맞춤형 정비 서비스인 ‘뷰티서비스’를 전국 20개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운영 중이다. 여성 고객 전용 주차장이나 파우더룸을 구비하고 여성에만 정비공임을 특별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실시했다.
한국지엠도 여성 대상 마케팅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사내 여직원으로 구성된 ‘여성위원회’에서 한국지엠 전 제품을 시승한 뒤 외관, 인테리어, 주행 및 엔진성능 등을 평가한다. 여성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평가해보겠다는 취지다.
맨해튼 실버, 삿포로 화이트, 프라하 블랙, 바르셀로나 레드, 블루벨 블루, 모나코 핑크, 허니멜로 옐로, 어반티타늄 그레이 등 스파크가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을 갖춘 것도 이 같은 여성전문 평가 시스템의 산물이다. 특히 핑크색상인 모나코 핑크는 전체 판매량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쌍용차는 SUV 운전이 여성에게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 데에 여성 마케팅의 초점을 맞췄다. ‘스노우 드라이빙 스쿨’을 개최, 여성 운전자 50명을 별도 초청해 겨울철 눈길이나 비탈길 등 주행이 어려운 코스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요령 등을 소개했다.
또 최근에는 수동변속 차량을 소개하는 드라이빙 스쿨도 열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참가자 중 여성 운전자가 30%에 이를 만큼 여성 운전자 역시 수동 차량에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마케팅뿐 아니라 여성을 겨냥한 차량 편의사양도 늘고 있는 추세다. 평행주차가 어려운 여성 운저자에게 자동으로 주차를 지원해주는 주차 조향보조시스템과 전후방 카메라, 주차가이드 시스템 ,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늘고 있다. K7, 쏘나타 등에 들어간 헤드램프 에스코트 기능은 하차 후에도 30초간 헤드램프 조명이 유지되는 기능이다. 여성 운전자가 밤길에 주차한 뒤 이동할 때 안전하게 이를 도와준다.
한국지엠 스파크도 치마를 입은 여성도 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 시트 포지션이나 샌들,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시트 언더 트레이’ 등을 갖췄다. 화장거울과 티켓 홀더, 선글라스 홀더, 컵 홀더 등의 수납공간도 여성 맞춤형 구성이다. 쇼핑 훅, 코트 훅 등 수납공간이 총 27개에 이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여성 운전자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어 업계에서도 점차 여성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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