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원화 강세 추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을 염두에 둔 재테크 전략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60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새로 썼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원화는 지난해 5월 24일 달러당 1184원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하락세다. 달러뿐 아니라 또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도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에 힘입어 달러당 90엔에 육박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변국인 중국도 지난해 중반 이후 원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 상승세는 더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 연말까지 정부의 시장 개입이 없을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원/엔 환율 역시 극단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100엔당 1030원대까지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환율의 이 같은 변화는 원화 강세에 맞춰 투자전략을 새로 고쳐야 함을 의미한다.

우선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펀드 가입 시 환헤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좋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자산운용사가 은행과의 선물환 매도 등을 통해 환율 수준을 정해놓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해당 국가 통화로 투자한 펀드는 환매 시 수익을 원화로 바꿀 경우 화폐 가치 움직임에 따라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

게다가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 상당수 이머징 국가 역시 달러를 기준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사실상 환헤지에 나서지 않은 해외 펀드 대부분은 달러 약세에 환차손을 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남아나 중국펀드에 투자하더라도 일단 달러로 바뀐 뒤 해당 국가 화폐로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 변동에 노출된다”며 “반면 환헤지를 하면 달러로 교환할 때 달러 선물을 매도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같은 펀드라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랐다. 15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환헤지에 나선 해외펀드 수익률은 8.13%인 데 반해 환노출펀드의 수익률은 -0.31%로 손실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의 ‘일본의경쟁력부품소재펀드’는 극단의 수익률 대비를 보여줬다. 이 펀드를 환헤지한 경우 10.53%의 두자릿수 수익률을 보인 반면, 환노출을 감행한 경우는 -10.97%의 손실을 보여 같은 펀드에서 20%포인트가 넘는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문제는 ETF(상장지수펀드)다. 수수료가 낮고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는 ETF는 해당 국가 통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헤지가 불가능하다. 해당 국가 통화가치에 수익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ETF 시장이 발달한 미국 ETF에 고액자산가의 직접투자가 늘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익 계산이 복잡하게 됐다.

해외투자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환율 흐름에 따른 ETF 투자법을 점검할 수도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하락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ETF에 투자하면 된다. 우리자산운용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상품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10%를 넘겼다. 아직 원/엔 환율을 바탕으로 한 ETF 상품은 국내에 없다.

한편 환율은 해외채권 투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치적 변수가 많아 예측이 어려운 이머징 마켓 채권은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 일례로 몇년간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절세에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인기였던 브라질 국채의 경우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당수가 평가손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환경에 대한 전망이나 분석을 바탕으로 해외투자처를 물색하고 환헤지 여부를 정해 투자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기간을 어떻게 잡느냐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환율의 장기적인 전망은 쉽지 않은 만큼 장기 투자자라면 환헤지 여부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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