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미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라나-앤디 워쇼스키 남매 감독(톰 티크베어 공동연출ㆍ9일 개봉)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웅대한 규모의 시공간과 영화적 야심을 품은 대서사극이다. 영화는 1800년대에서 2300년대까지 500여년에 걸친 시간을 배경으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대한민국 서울)와 외계에까지 이르는 우주적인 공간에서 6개의 이야기를 펼쳐간다. 톰 행크스, 할 베리, 짐 스터게스, 벤 위쇼, 휴 그랜트, 수잔 서랜든, 휴고 위빙, 그리고 한국의 배두나까지 배우들은 6개의 에피소드에 걸쳐 서로 다른 인물로 모습을 바꿔가며 거듭 등장한다.
네 번째 이야기를 거치면 관객들은 드디어 미래의 서울에서 펼쳐지는 SF를 만난다. 2144년의 신(新)서울은, ‘순혈인간’들이 ‘페브리컨트’라고 불리는 복제인간을 대량생산하고, 그들을 노동과 성적 유희의 도구로 부리고 착취하는 곳이다. 페브리컨트 중 한 명이었던 ‘손미’(배두나 분)는 혁명단체의 청년을 만나 평등과 공존, 자유를 위해 반란에 가담한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엔 불교의 인연설과 윤회사상이 강력한 바탕을 이루고 있다. 각 에피소드에는 모두 지배하는 자와 억압받는 자가 있고, 기존 질서에 편승해 욕심을 채우려는 자와 세상을 바꾸려는 자로 나뉜다. 2시간 52분의 러닝타임에 시공간을 마구 넘나드는 구성은 관객들에게 ‘트랜스포머’보다는 더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상당한 극적 재미와 놀라운 스펙터클이 보상을 해줄 만한 영화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