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 3월6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금천구 소재의 A 초등학교 앞. 외부가 검게 썬팅 된 승합차인 일명 ‘깜깜이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승합차에 시동이 걸렸고, 이 차량은 급하게 초등학교 옆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수십분이 지났을까. 다시 승합차는 초등학교 정문 옆에 골목길에 주차했고, 시동은 곧 꺼졌다.
이후 승합차 한 쪽 문이 열렸고, 2~3명의 여성들이 승합차에서 내렸다.
짙은 화장, 짧은 스커트, 가슴 부위가 푹 파인 옷을 입고 있던 여성 몇 명은 초등학교 골목 한 쪽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며 그들만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그녀들은 다시 깜깜이 차량 안으로 사라졌다.
그녀들이 사라진 ‘깜깜이차량’은 바로 단란주점이나 성인노래방의 여성 도우미들을 실어 나르는 ‘이동식 보도방 차량’이다.
사무실이나, 유선전화가 필요 없다. 여성 도우미가 필요한 단란주점이나 성인노래방 업주로부터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고, 도우미 여성들을 데려다 주기만 하면 된다.
A 초등학교 뿐만이 아니다. 금천구의 또 다른 초등학교인 B학교에도 깜깜이차량 몇 대가 도열해 출동을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들 이동식 보도방 차량의 영업(?)이 끝나는 아침시간대가 되면 여성 도우미들이 피워댄 담배꽁초만 초등학교 입구 쪽 골목 한 켠에 수북히 쌓일 정도다.
등교를 하던 초등학생들은 이들 여성들을 보고 웅성댔고, 초등학교 인근 주민들 역시 구청 등지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무등록 영업을 해 온 이들 여성 도우미 보도방 업주를 차례로 검거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A 초등학교 앞에서 차를 정차시켜 놓은채 불법 보도방을 운영하며, 독산동 등 단란주점에 여성들을 소개해준 보도방 업자 C(42) 씨와 도우미 여성 D(27) 씨 등 4명을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또 B 초등학교 앞에 차를 주차켜 놓고 신림동 등 유흥주점에 여성을 소개해준 보도방 업주 E(39) 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장시간 주차하기가 편한 초등학교 앞에 보도방 차를 세워둔 후 불법 영업을 해 왔다”며 “초등학생들에게 좋지 않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중점적으로 단속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