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일의 ‘부자마을’ 만든 전설적 농민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의 가난했던 농촌마을 ‘화시춘(華西村)’을 중국 제일의 ‘부자 마을’로 키워낸 우런바오(吳仁寶) 화시촌 전 서기가 18일 노환으로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85세.

그는 농민을 노동자로, 그리고 주주로 탈바꿈시키면서 오늘날 ‘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이라고 불리는 화시춘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때문에 생전에 그는 ‘중국의 리콴유’ ‘화시촌의 덩샤오핑’으로 칭송됐고 지난 2005년에는 미국 타임지의 표지모델이 되기도 했다.

1957년 화시촌의 당 서기가 된 그는 ‘인민의 행복이 사회주의’라고 믿고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1969년 농민을 이끌고 비밀리에 금속공장을 설립하면서 성공신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개혁 · 개방의 물결을 타고 사업은 확대됐다. 1978년 마을 재산을 모아 ‘화시그룹’을 설립했고 2001년에는 인근 마을까지 흡수해 1㎢의 마을을 35㎢로 넓혔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자치단체 기업이 된 ‘화시그룹’은 현재 강철, 직물, 관광 등 6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2010년말 500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주민 1명당 연평균 소득은 8만8000위안(약 1570만원)에 달해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를 능가했다. 게다가 마을 주민들 모두 집체에서 분배해준 자가용을 소유하고 2~3층의 별장식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에는 마을 창건 50주년을 맞아 72층짜리 룽시(龍希)호텔을 완공했으며 호텔 내에는 황금 1t으로 만든 황금소 동상과 1t의 순은으로 만든 황소 동상도 있다. 지난해에는 독일 등에서 헬리콥터 2대를 들여와 관광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화시춘의 성공을 따라 배우려고 지금도 국내외에서 해마다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등 전·현직 중국 지도부들이 줄줄이 찾아와 찬양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 개혁·개방사에서 화시춘과 우런바오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하며 오늘날 중국을 만들었듯이 우런바오 역시 화시춘을 세계적인 농촌 ‘발전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생전에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는 중요치 않다. 실사구시에 따라 화시촌 발전을 이끌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식 사회주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곳도 원주민과 외지인 노동자 간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갈등과 반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함께 잘 살자’는 구호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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